제59장부귀와 명예가 도덕적으로 온 것은 숲 속의 꽃과 같아서 저절로 쑥쑥 자라나 번성하고 공적으로부터 온 것은 화분이나 화단 속의 꽃과 같아서 문득 옮겨지기도 하고 뽑히거나 피어나기도 한다. 만약 권력으로써 얻은 것이라면 꽃병 속의 꽃과 같아서 뿌리가 없으니 그 마르는 것을 가히 서서 기다릴 수 있으리라.<원문原文>富貴名譽自道德來者(부귀명예자도덕래자)는 如山林中花(여산림중화)하여 自是舒徐繁衍(자시서서번연)하고 自功業來者(자공업래자)는 如盆檻中花(여분함중화)하여 便有遷徙廢興(변유천사폐흥)이니라 若以權力得者(약이권력득자)는 如甁鉢中花(여병발중화)하여 基根不植(기근불식)이니 基萎可立而待矣(기위가립이대의)리라. <해의解義>부귀공명은 꽃과 같아서 그 얻는 방법에 따라 빨리 시들거나 아예 뽑히기도 한다는 것은 참으로 뛰어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그러한 비유를 통해 비도덕적인 부귀공명의 말로를 교훈한 것도 인상적이다. 도덕을 지키고 덕을 닦아서 자연히 몸에 감겨 들어온 부귀와 명예는 마치 산이나 숲 속에서 자라나는 꽃과 같으니 뿌리가 깊다. 이슬을 마셔 튼튼하게 자라서 꽃피고 열매 맺으니 생명 또한 길다. 큰 공적이나 업적을 세워서 갑자기 얻은 부귀와 명예는 마치 화단이나 화분에 심어 놓은 꽃과 같아서 실력자의 마음 내키는데 따라서 이리저리 옮겨지기도 하고 혹은 뽑혀 버리기도 하며 때로는 활짝 피어날 수도 있으니 언제 어떤 경우를 당할지 몰라 조마조마하고 초조한 순간순간을 보내야 한다. 만약에 권력을 이용하여 빼앗은 것이라면 마치 화병 속에 잘라다 꽂은 꽃과 같아서 뿌리가 없으니 잠시 서서 바라보는 짧은 시간에 시들어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모름지기 부당하게 들어온 부귀와 명예를 경계해야 한다. 하물며 권력을 써서 빼앗은 것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주註>自(자_ : ~부터. 山林(산림) : 산의 숲, 자연. 自是(자시) : 저절로 ~이다. 舒徐(서서) : 피어나서 충분히 자라는 것. 盆檻(분함) : 화분이나 화단. 遷徙(천사) : 옮기거나 이사함. 甁鉢(병발) : 병이나 사발, 즉 꽃병. 萎(뒤) : 시드는 것. 立而待(입이대) : 서서 기다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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