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유심히 살펴보니 가정 관련된 날이 참 많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입양의 날, 부부의 날 등등.
5월도 어느덧 중순을 훌쩍 넘기고 있다. 한국에 온지 9년된 시점인데 이제야 5월 달력을 처음으로 유심히 살펴본 것도 한편 신기하다.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유심히 살펴보지 않은 탓일까? 나는 5월엔 뭘 했을까? 지나간 세월들속에서 뚜렷이 기억나는 일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린이날 상림공원에서 어린이 행사에 참여하여 보낸 일들, 어버이날 면사무소운동장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꽃 달아 드리고 음식 나눠드리고, 행사가 많아서 바쁘게 보냈는데도 뭔가 서운하게 보낸 것 같은 이 느낌. 모두들 나와 같은 심정일까?
친정 엄마가 한국에 와 함께 살고 있고, 넷째 오빠와 남동생도 한국에 와 있는데 이 허전함은 어디서 연유함일까? 여섯 살 아들과 이제 갓 돌을 지낸 딸아이의 재롱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한 미소로 바라보게 되는데도 마치 5월은 큰 선물을 받아야만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달인 듯 묘한 서운함이 밀려온다.
남편의 바쁜 일상이 어쩌면 서운함의 발로가 아닐까? 우리 가족끼리 오붓하게 따뜻하게 보내지 않은 서운함, 그런 허전함. 아직도 5월은 10여일 남았으니 그 허전함과 서운함을 달래볼 방법을 찾아보아야겠다.
이번 5월이 지나고 나면 또 한해를 꼬박 기다려야하는 막연한 기다림보다는... 그래서 또 1년을 서운해 하고 내년 5월에도 반복의 서운함을 만들기보다는... 차라리 이번 5월이 가기 전에 모자람을 채워봐야겠다.
친정 엄마와 넷째오빠, 남동생 그리고 두아이와 남편이 모두 참여하는 가정의 달에 걸맞는 그런 날을 만들어봐야겠다.
아! 또 있다. 자매결연 맺은 한국 친정엄마. 진짜 엄마가 오기 전까지 항상 친정엄마처럼 잘 대해 주셨던 결연 엄마도 함께 하면 더 좋을 듯 싶다.
그러고보니 대식구다~^^ 단 하루만이라도 좋을 듯 싶다. 결국 또 오붓함보다는 행사가 될 듯 싶다. 그래도 한번쯤 가족끼리 가정의 달에 걸맞게 치러봐야겠다. 행사가 되면 어떠랴. 9년 동안의 허전함과 서운함을 달래고 가정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리.
남편이 흔쾌히 동의해줄지 그게 조금 걱정이지만 졸라서라도 의논을 이끌어 내어야겠다. 모두들 이번 5월은 저와 같은 심정이신 분들은 작심하고 날을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네팔댁 한남띠기 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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