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진행한 ‘맛과 이야기가 있는 지역문화’ 현장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국 언론인들은 함양에서 잊을 수 없는 1박2일을 보냈다. 비록 함양에서의 1박2일이라는 짧은 시간을 머물렀지만 언론인들에게 함양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통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들은 우선 아름다운 함양의 자연에 놀라고, 수백 년 멋스러움을 간직한 고택에 매료되었으며, 정성이 가득 담긴 풍성한 음식에 다시 한 번 빠져 들었다.이번 연수에는 경남도민일보 우귀화·경남신문 이준희·고성신문 최민화·광양신문 김보라·국제신문 서상균·대전일보 최정·목포투데이 신안나·부산일보 김길수·전북도민일보 김상기 김경섭·제주일보 김동일·주간함양 강대용 강민구·의령신문 박해헌 하현봉 유종철·중부매일신문 송창희·충청리뷰 권혁상·한려투데이 채흥기 기자 등 기자단과 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 조동시 지사장과 이동우 과장 등 모두 21명이 참여했다.21명의 전국 기자단이 함양에서 보고 듣고 느끼며 함양의 멋과 맛, 그리고 풍류에 빠져 든 동선을 따라가 보려 한다.지리산 기(氣) 온몸에 받아연수 첫날인 17일에는 산청한방테마파크에서 진행되었다. 우선 ‘맛과 이야기가 있는 지역문화’를 주제로 권범철 한겨레신문 기자의 강연과 ‘지역문화와 경남 6차 산업’이라는 주제로 하종희 전 함양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의 강연이 이어졌다. 권범철 기자는 한겨레신문으로 직장을 옮기기 전 경남도민일보에 재직할 당시 ‘맛있는 경남’ 기획취재의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맛있는 경남’은 경남지역 18개 시군의 주요 농수산특산물들을 직접 발로 뛰며 찾는 기획 시리즈물로 당시 상당한 호응을 얻었던 기사로 경남지역 주제의 선정에서부터 취재 방향 등 기획 시리즈물을 완성하고 그 이후의 피드백까지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하종희 전 소장은 함양의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군민들의 이야기를 ‘지역문화와 경남 6차 산업’이라는 주제로 풀어냈다. 수십 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그가 느꼈던 농업의 변천사와 그 속에서 삶을 영위했던 함양군민들, 그리고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들려주었다. 강의가 끝난 이후에는 민향식 산청군 문화관광해설사의 동의보감촌 내 동의전 기(氣) 바위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농업의 블루오션 하미앙현장연수 두 번째 날은 함양 일정으로 채워졌다. 함양지역 고유의 자연 먹거리를 활용한 하미앙 머루와인, 고택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개평 한옥마을, 그리고 수백 년 종가의 맛을 잇는 명가원 등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오전 일정으로 우리나라 6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이상인 두레마을 대표를 만나 대표 ‘하미앙’의 탄생배경과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했다. 선진국형 테마농업인 산머루 와인밸리를 육성해 창조농업을 선도하고 있는 이곳 두레마을은 산머루의 생산에서부터 가공을 통해 와인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하는 등 6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상인 대표는 10여 년 간 두레마을이 정착하는 과정의 어려움과 우리 농업 농촌이 발전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전해 주었다. 이상인 대표는 “농업을 기반으로 한 미래 농업, 창조 농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산머루 와인만이 독자적인 블루오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이다. 농촌의 새로운 소득모델을 만들어 농업인으로서 농업에 기여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숙성실과 와인동굴, 그리고 머루와인 시음 등 우리 고유의 농산물인 와인을 이용해 세계 와인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현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전통한옥의 멋 개평 한옥마을자연의 향기를 품은 산머루 와인을 뒤로하고 오후에는 함양의 대표 관광지이자 고택의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지곡 개평한옥마을에서 일정이 진행되었다. 개평마을은 조선시대 성리학을 대표하는 동방오현 중 한분으로 추앙받는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향이며, 수백 년 대물림 되어 온 유서 깊은 고택들이 즐비하다. 문화재로 지정된 일두고택(중요민속문화재 제186호), 오담고택(경남 유형문화재 제407호), 풍천노씨대종가(경남문화재자료 제356호), 노참판댁, 하동정씨고가 등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고택을 비롯해 80여 채의 고택들이 즐비해 우리나라 전통 한옥을 멋을 느꼈다. 500년 종가의 맛 솔송주박흥선 명인(무형문화재 제35호·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7호)이 직접 가양주인 ‘솔송주’를 빚는 과정을 시연했다. 박 명인은 하동 정씨 집안(일두 정여창 가문)의 16대 손부로 시어머니로부터 솔송주 빚는 법을 전수받았다. 500여 년 동안 집안 대대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물려주었던 솔송주 제조비법은 박흥선 명인의 손에서 꽃을 피웠다. 밑술에 고두밥과 솔잎을 넣고 잘 버무린 후 술독에 집어넣는 과정, 그리고 직접 소줏고리에서 술을 증류하는 것까지. 시연이 끝난 후 명가원에서 직접 빚은 송편과 전 등을 솔송주와 함께 시음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시음에 사용된 술은 은은한 솔향이 입안 가득 전해지는 13도 솔송주, 그리고 이 솔송주를 증류해 내린 술로 부드러움과 은은함이 감도는 40도 고급 증류주인 담솔. 명가원은 한옥마을 내에 솔송주 전시관을 만들어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수백년 내려오는 종가의 맛, 전통주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350년 고택에서 진행된 솔송주 시연은 참여한 언론인들에게 감동을 주었다.한옥의 품은 고즈넉한 향기에 취하다 솔송주 시연이 마무리된 후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로 개평 한옥마을의 견학에 나섰다. 우선 하늘 높은 정려패가 걸려 있는 솟을대문은 일두선생을 비롯한 그 후손들의 충과 의, 예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솟을대문을 지나면 참선비의 품위와 권위가 스며있는 사랑채를 만난다. 연수에 참여한 이들은 이곳 사랑채에 올라 일두 선생의 일대기와 일두고택의 역사 등에 대해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아녀자들의 생활 문화를 볼 수 있는 안채다. ‘ㅁ’자 형태로 우리나라 전형적인 양반 가문의 보습을 보여주는 안채 마루에 둘러앉아 옛 여인들이 생활했던 공간을 한눈에 내려다보았다. 중요민속문화재 제186호로 지정된 일두고택은 정여창 선생 사후에 건립되었으며, 후손들이 계속해서 생활하다 최근에 일반인들이 고택에서 숙식하며 체험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고 있다. 연수 참가자들도 일두고택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었다. 종가집 손부에 의해 준비된 정갈하게 차려진 종가음식은 모두의 눈과 입 모두를 만족하게 만들었다. 식사 이후에는 함양 대금 명인인 김기용씨의 대금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얻어 고즈넉한 한옥의 운치를 더할 수 있었다. 일두고택 그 잊을 수 없는 하룻밤“전주 한옥마을 같은 번잡함도, 안동 하회마을 같은 정리된 듯한 획일성도 개평 한옥마을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자연 그대로,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고택의 아름다움이 인상적이다” “함양에 와서 마음의 힐링하고 돌아간다. 너무 큰 대접을 받고 가는 것 같다. 너무나도 기억에 남는 장소이며 연수였다.” “정성스럽게 차려 주시는 음식들이 너무도 정갈하고 입맛에도 맞았다. 처마 끝에 달린 달이 너무나 운치 있었다.”조금은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은 고택에서의 하룻밤이었지만 이것들은 차치하더라도 개평 한옥마을에서의 하룻밤은 전국 언론인들의 좋은 추억으로 오롯이 남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 하동마지막 날 일정은 하동 차문화센터 등 하동 녹차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자리였다. 마침 연수가 있었던 날이 제20회 하동 야생차문화축제의 개막일로 시배지 헌다례부터 차문화전시관 재개관식 등을 볼 수 있었다. 하동은 우리나라 최초로 녹차를 심었던 우리나라 차 시배지이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신라 흥덕왕 3년(서기 828년)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대렴공이 차의 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남녘인 화개동천에 심었고, 이를 진감선사가 널리 보급해 전통차의 문화가 싹트게 되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차나무인 1000년 차나무가 아직까지 남아있다. 야생차문화축제는 5월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하동군 화개면과 악양면 일원에서 개최되었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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