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천(天) 따지(地) 검은현(玄) 누루황(黃) 집우(宇) 집주(宙) 넓은홍(洪) 거칠황(慌). 천지현황 우주홍황이라,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며 우주는 넓고도 거칠도다. 김성동 작가의 『천자문』을 따라가 본다. “하늘은 가맣구 따는 누르다. 천지현황이니 하늘은 그 이치가 깊구 그윽해서 헤아리기 어려운디, 따는 또 흙이라 누른 빛이 나는고여. 물리가 트진득 이 도리를 알려니와 이 책의 대윈즉슨 천지현황 이 늑자 속에 들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니라. 아울러 이 늑자 속에 천지이치 또한 들어 있음은 물론이며 연인즉 배우구 익혀서 스사로 그 몸을 세울진저.” 삼국시대부터 경당, 태학이라 하여 마을마다 글공부를 가르치는 학교가 있었다. 초중등 학생 정도의 아이들을 모아 놓고 한자 천자문이나 유학을 가르쳤다. 고려 때에는 문헌공도 최충의 사학이 융성하여 관학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문벌귀족사회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조선시대 관학으로는 중앙 한양에 최고 국립 교육기관인 성균관이 있고 동서남북 4부 학당이 있었다. 지방에는 향교가 마을 별로 1개씩 세워져 중앙에서 교수와 훈도라는 선생이 파견되어 국민교양과목 유학과 기초학습들을 가르쳤다. 함양에도 지금가지 향교가 남아있으니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사립교육으로는 식자께나 읊으신 생원이나 진사를 통과한 분들이 마을의 양반 자제들을 모아 놓고 초보적인 유교지식이나 사서오경을 가르치는 서원(서당)이 있었다. 이 서원의 사회적 의미가 증대한 것은 조선시대 16세기 사림파의 등장과 더불어 중종 때 사림파의 향약보급운동과도 일련의 연관성을 지닌다. 중앙에서 관직에 있다 사림이나 붕당의 퇴출 피해자로 고향에 돌아오면 야망의 젊은이들에게 과거시험 과목 등을 가르쳐 과거시험을 통해 벼슬길에 오르도록 중앙에 진출시켜 자신의 학파를 이어가도록 했다. 서원의 설립목적은 유학 선현의 제사와 양반자제들의 교육담당이었다. 하지만 점차 사림의 세력기반으로서 지방양반사회를 통괄하는 향촌세력집단으로 형성되어갔다. 마을자치규약인 향약을 만들어 서원과 함께 향촌사회를 지배하기에 이른다. 최초의 서원은 중종 때 안향을 흠모하여 주세붕이 세운 백운동서원이다. 명종 때 이황이 풍기군수로 왔을 때 명종에게 국가 지원을 건의하자 많은 토지와 노비와 책을 내려 보내고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친필 간판을 써주어 최초의 사액서원이 되었다. 이처럼 서원은 성리학 연구와 지방문화 발달에 기여하였고 향촌사회에서 사림의 지위 향상과 지방양반들의 여론 수렴과 정치적 붕당의 근거지를 제공하며 사림의 세력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 그 결과 조선은 서원을 중심으로 시대의 지성을 대표하는 두 학파(붕당)가 형성되어 왔다. 길재, 점필재 김종직에서 퇴계 이황 선생을 중심으로 한 경상도 지역의 영남학파와 율곡 이이, 성혼 선생을 중심으로 한 경기 충청 지역의 기호학파이다. 발제자 1: 요즘 두 학파의 제자들이 사림간의 붕당을 형성하고 동인 서인 남인 북인 등 정치적 이념과 학문적 성향으로 똘똘 뭉쳐 나라정책에 대해 심한 비판을 하고 있어요. 국가시책이 검토되는 이점도 있지만 물고 늘어지기 식이라는 여론도 있어요. 이기이원론을 주장하는 이황 선생과 이기일원론을 주장하는 이이 선생의 학설이 붕당의 정점인데 두 분이 제자들을 잘못 가르친데 있는 게 아닌가요? 퇴계 이황: 나는 주자의 사상을 깊게 연구하여 조선 성리학의 기본과 틀을 형성하려 애썼어요. 사람의 성정을 말하는데 있어서 이(理)의 능동성을 강조하는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이 있는데 주자의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에 기초하여 이(理)와 기(氣)가 서로 상호작용하여 움직이지요. 우주만물의 근원인 이는 형이상(形而上)의 도(道), 현상인 기(氣)는 형이하(形而下)의 기(器)가 되는데 리(理)와 기(氣)는 서로 구별되어 따르는 실체라고 생각하오. 4단은 리의 작용으로 나타나며(四端理之發), 7정은 기의 작용으로 나타난다(七情氣之發)”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나는 선조 왕으로 하여금 성왕(聖王)이 되게 하여 온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도록 간절히 바라는 우국충정에서 『성학십도』라는 책을 썼어요. 성리학을 도표로 잘 정리해 놓았으니 참고하면 좋겠어요. 율곡 이이: 나는 장원급제를 아홉 번이나 한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에요. 공부가 내 취미에요. 그래서 연구해 보았더니 본체의 ‘이’와 현상의 ‘기’가 별개의 존재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 즉 서로 혼연하여 사이가 없고 서로 떨어지지 않으므로 다른 물건이라 할 수 없다는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에 지지를 보내요. 현실과 이상의 이원화를 거부하고 현실에 능동적이고 적극적 관심을 지닌 현실주의적 입장을 나는 지지해요. <성학집요)>, <동호문답>, <격몽요결>의 내 책들을 참고하면 좋겠어요. 날일(日) 달월(月) 찰영(盈) 기울측(昃) 별진(辰) 별자리수(宿) 벌릴렬(列) 베풀장(張). 해와 달은 차고 기울며 별과 별자리들은 고르게 펼쳐져 있다. 학동들은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당이 떠나가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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