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함양군 자활후견기관에서 슈퍼비전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자활후견기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적잖이 당황스러운 제안이었지만 한편으로 자활이라는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저의 호기심이 발동하는 단초가 되어 승낙을 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승낙을 하고 나니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하는지 막막하여 자활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복지라고 해서 똑같은 상황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다보니 자활이 처한 입장이나 우리 보육원이 처한 입장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사회복지시설이 운영비의 대부분이 인건비에 치중되어 있는 현실로 인해 실질적 운영의 어려움은 운영자와 클라이언트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 중의 하나라고 하는 자구책 즉, 영리활동도 각종규제로 제한되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사회복지 기관의 재정적 독립을 요구하는 혹은 재정지원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그리고 국민들의 인식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인식들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는 영리활동과 무관해야하며 끊임없는 정부의 재정지원 투여되어 유지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복지에 영리가 더해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복지라고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회복지 내지는 사회복지기관은 사람이 살아가는 한 필요악적인 부분이고 또 누구든지 복지대상자가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법에서 정한 바처럼 국가는 이를 책임을 져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가가 사회복지시설을 보장시설로 지정하여 운영되고 있음에도 복지재정의 증가를 이유로 홀대를 받아야 하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천하에 사람보다 귀한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들도 누군가의 부모이고 아들이고 딸이기에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인간으로서의 정당한 대우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이 복지국가를 천명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는 어려운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사회복지라는 말은 그저 복지국가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구색을 갖추기 위한 구호로 밖에 치부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라면 저만의 피해의식에 기인한 생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대상자들도 이 나라의 국민임에는 틀림이 없고 그러하기에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함에도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듯한 느낌은 자괴감 때문일까요? 또한 거기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들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도 그 많은 책임을 져야하는지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죄인처럼 살아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저만의 열등감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차에 지역성, 참여성, 협력성, 통합성, 연대성, 예방성의 6가지 원칙을 가지고 함양군 지역사회보장협의체라는 법정 단체가 기존의 명칭을 변경하고 기능을 확대하여 공식적인 출범을 앞두고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공동위원장인 임창호 군수의 말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군민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으로 이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참다운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단체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큽니다. 앞으로 이 단체가 당초의 설립취지가 잘 지켜지고 그것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장려해 주는 것이 복지국가의 성숙한 시민의식의 표출이자 진정한 복지국가의 출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지역사회복지협의체도 본연의 책임을 꿋꿋이 잘 수행해 나가서 복지재정의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은 물론이거니와 기존의 복지기관 및 복지대상자들 뿐만 아니라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대상자들을 적극 발굴하여 적절한 지원대책을 만듦으로서 군민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함양건설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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