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다문화가정 43가정 90여명이 순천만 갈대밭과 정원으로 문화체험 다녀왔어요. 문화체험 하루전날밤 태풍과 비바람으로 내일 있을 행사 참여가 가능할지 걱정이었는데 당일 아침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비바람이 그치더니, 오전엔 오히려 비온 뒤의 상쾌하고 신선한 날씨로 꽃길과 갈대밭길을 걷는 발걸음이 훨~훨~ 가벼웠답니다.
갈대밭 늪지대 위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나무다리는 거닐기도 좋았지만 나무다리위에서 보는 늪지대의 갈대 사이사이의 참게와 짱둥어는 또 다른 생태 활동의 볼거리였답니다.
짱둥어를 보고 도롱뇽이라고 착각하여 “와~도롱뇽이다” “도마뱀이다”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에는 즐겁고 활기찬 모습이 엿보이고, 엄마들은 짙은 선글라스에 곱게 화장을 한 모습으로 주변 배경을 거울삼아 사진을 찍고, 무리지어 재잘대며 각자의 추억을 만들고 기억을 저장하고 있었습니다.
아차~ 나도 가족사진 한 장 찍어야지 하면서 남편을 찾아봤지만 어디에서도 남편 모습은 보이지가 않네요. 전체 인솔을 하며 마지막 입장하는 사람까지 체크하고 들어올 남편이 언제오나 싶어 그냥 우리끼리? 가다보니 유모차를 탄 막내가 자꾸만 아빠를 찾고, 또 여섯 살 오빠처럼 두발로 걷겠다고 하고, 다리 난간 사이로 뭔가를 가리키며 웃고 떠들고 하는 가족을 보며, 시선을 따라잡고 함께 웃고 하네요.
다른 가족들도 모처럼 만의 나들이가 모두들 즐거운가봅니다. 갈대밭 체험을 끝내고 맛난 점심을 먹고 그리고 기대하던 꽃 정원으로 들어왔는데 와~우 규모가 엄청나네요. 인공 호수가 있고 호수 위로 구름다리가 있고 주변이 온통 꽃과 예쁜 나무들이네요.
국가마다의 특성을 살린 정원이 있는데 중국, 독일, 일본 등, 나라마다의 정원에 대한 특징이 각각 다르네요. 워낙 넓고 방대한 전체 정원을 주어진 2시간 만에 다 둘러보긴 어려울 듯 하여 선택하여 몇 군데 둘러보는데 길옆의 튜울립들이 간밤의 바람에 한쪽으로 누워있는 모습이 여인의 자태를 뽐내는 것 같아 따라하듯 옆으로 지긋이 누워 사진을 찍어 보았답니다. 모노레일과 전기버스로 전체 코스를 둘러보며 관광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발품 팔며 느긋하게 사진을 찍고 추억에 담는 사람들도 보이네요.
이 넓은 땅 엄청난 시설들. 대한민국은 가는 곳마다 이렇게 무엇이든 방대하고 길 옆의 포장 잘된 아스팔트길 위로 달리는 차창밖 풍경은 온통 꽃길이며, 꽃나무 가로수인 나라. 산꼭대기까지 농로 포장이 되어 있는 나라.
나만의 생각인지 몰라도 ‘대한민국은 참 돈 많은 나라다’라고 매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저의 고향 네팔은 길 옆의 꽃길과 가로수에 대한 고민보다는 도로가 걱정인 나라거든요. 세계의 수많은 나라 다양한 문화들. 이번 문화체험을 통해 다양한 문화의 보이는 모습 외의 또 다른 깊이를 배운 느낌이네요.
또 하나 이렇게 잘 사는 나라에서 볼 것 다 보고 놀 것 다 놀면서도 오히려 돈 걱정, 먹고 살 걱정을 더 많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게 욕심처럼 보일 때도 있더라고요. 한국살이가 10년 쯤 되니 저도 그렇게 변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나니 내면도 바뀌어 가고 있는 걸까요? 살면 살수록 어렵네요. 네팔댁 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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