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모스, 독창성·연계성 등 부족 ‘반려’문화재청, 지적사항 보환 후 재신청 계획남계서원을 비롯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던 우리나라 대표 서원 9곳의 올해 세계유산 등재가 무산됐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에 제출한 ‘한국의 서원’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한국의 서원은 2015년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했으며, 그동안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이하 이코모스)의 현지실사와 심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12월 1차 전문가 패널 심사를 통해 ‘한국의 서원’에 대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충족하는 잠재적 가치를 갖추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국내·외 유사 유산과의 비교분석’과 ‘연속유산의 선택방법’ 그리고 ‘완전성 맥락 속 유산경계의 선택’ 등에서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반려(defer)’ 의견을 알려왔다.
이코모스는 심사에서 ‘한국의 서원’들이 가진 문화유산으로서의 독창성과 연계성, 대표성에 대한 문제 등을 지적한 것으로 중국·일본의 서원과 어떤 점에서 다르고, 국내에 있는 400여개의 서원 가운데 9개 서원을 선정한 이유와 서원들 사이의 공통점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올해 제40차 세계유산위원회(7월 개최예정)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추진 중이었지만 이코모스의 권고에 따라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일단 철회하기로 했으며, 심사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을 충실히 보완해 재신청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이코모스의 심사제도 변경 등으로 ‘보완된 유산구역의 현지실사’는 당해 연도인 올해 실시가 불가능하고 등재기준에 따른 타당성 설명을 충실히 보완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와 철회 시 이코모스의 직접 자문 등 세계유산의 등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단 신청을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관계기관, 관련 전문가 등의 의견에 따라 철회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서원이 가진 문화유산으로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한편, 국자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남계서원을 비롯한 대구 달성 도동서원, 경북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병산서원, 전남 장성 필암서원, 전북 정읍 무성서원, 충남 논산 돈암서원 등 9개 서원은 지난 2011년 12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를 신청해 다음해 1월 잠정목록 등재가 확정됐었다. 이후 2013년 문화재청이 정하는 2015년도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제출 대상에 포함되었으며 지난해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이코모스 현지 실사를 받는 등 그 동안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힘을 쏟아 왔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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