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장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갖춘 이도 있고 못갖춘 이도 있는데 어찌 나 혼자만 모두 갖추려 하겠는가. 자기의 마음을 보면 도리에 맞는 것도 있고 도리에 맞지 않는 것도 있는데 어찌 남들은 다 도리에 맞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이처럼 자기와 남을 견주어 가면서 나를 다스린다면 이 또한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원문原文>人之際遇(인지제우)는 有齊有不齊(유제유부제)어늘 而能使己獨齊乎(이능사기독제호)아 己之情理(기지정리)는 有順有不順(유순유불순)이어늘 而能使人皆順乎(이능사인개순호)아 以此相觀對治(이차상관대치)하면 亦是一方便法門(역시일방편법문)이니라.<해의解義>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남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해 보면서 욕망의 키를 낮출 필요가 있다. 인간사 천태만상이다.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73억 인구 중 비록 다둥이라 하더라도 한 사람도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도 모든 욕망이나 바램을 다 충족시키면서 살지는 못한다. 재산이 많으면 걱정이 많다거나 지위가 높으면 자식이 속을 썩인다든가, 어쨌든 완전무결한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어찌 나만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살기를 바라겠는가. 이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또한 내 마음을 살펴보면 이치에 맞는 때도 있고 이치에 어긋날 때도 있다. 그렇다면 남들의 생각이 다 옳고 바르기만을 바라겠는가. 이 역시 지나친 기대가 아닌가. 그러므로 이기심을 줄이고 남의 처지를 살펴보아 내가 어려운 지경에 빠지면 남의 어려움을 살펴서 실망하지 말아야하고 남이 잘못을 저지르면 나의 마음을 살펴서 너그러이 용서해야 한다. 이렇게 나와 남을 대비시켜 그 사이에서 조화를 찾아야 밝고 명랑한 개인생활과 사회생활을 이룩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주註>際遇(제우) : 경우, 처지. 齊(제) : 모든 것을 부족함이 없이 다 갖추는 것. 而(이) : 그런데도. 能使己(능사기) : 능히 자기로 하여금의 뜻. 獨齊(독제) : 혼자 다 갖추려함. 情理(정리) : 마음의 이치. 順(순) : 도리에 따르는 것, 도리에 맞음. 相觀(ㅅㅇ관) : 서로 살펴봄, 남과 나를 다 같이 견주어 보는 것. 對治(대치) : 서로 대조시키고 견주어 보아 균형있게 처리해 나감. 方便法門(방편법문) : 방법, 방편적인 수단, 방편이란 진정한 도(道)에 도달하기 위하여 편의상 행하는 수단임. 이와 대비되는 말로 진실법문(眞實法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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