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은 사람의 마음이라고 정의되지만 한사람이나 고장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단어 중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타 지역을 방문했을 때 가장 빨리 감지되는 것이 그곳의 인심이다. 인심은 베풂, 배려, 친절, 정직, 예의 도와주려는 마음 양보 등이 단독 또는 복합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진다.
함양군민가 가사 중에 “풍속도 순후할사”라는 구절이 있다. 풍속이 순후하다는 말은 이 고장 사람들이 순박하고 인심이 후하다는 말이다.
6.25전쟁이 삶의 터전을 휩쓸고 지나간 50년대 초 어려웠던 시절 우리 고장에 구걸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았다. 자생적인 사람들 보다는 외지에서 유입된 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사람들 역시 인심이 좋다는 소문 때문에 몰려 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여염집에도 끼니를 거르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그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했고 행정적인 복지 지원이 전무한 시기에 주민들의 착한 마음씨 덕에 어려움을 넘기게 했던 참으로 인심이 후한 고장이었다.
요즈음 인심이 예전 같지 않다고 흔히들 말하고 시골 인심이 도시 영향을 받아 나빠졌다는 핑계만 댈 뿐 좋았던 인심을 지키겠다는 마음들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귀농귀촌인들을 많이 들어오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인구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간신히 4만명 선에서 턱걸이를 하고 있다. 노령인구와 저출산으로 인한 요인이 크지만 외지인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인심 환경이 그들을 품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관광객이나 귀촌인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요건으로 수려한 경관, 깨끗한 환경 등이 있겠으나 그들이 진정으로 갈구하는 것은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순박하고 넉넉한 인심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리 매력 있는 고장이라도 인심이 사나우면 그 매력을 반감될 것이고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이 고장에 살고 있는 사람이나 들어오는 사람 모두 자기 살아온 방식을 고집할 뿐 양보나 배려가 없고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에만 연연하는 풍토로 변해가고 있다. 어린 고슴도치가 어미 품에 안기려 한다면 몸에 있는 가시를 눕혀야 할 것이고 어미 역시 가시에 조금 찔리는 작은 아픔 정도는 감수 하려는 사랑이 있어야 새끼를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고장에는 많은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축제에 인심이 빠진다면 얼마나 매력 없고 삭막한 축제가 되겠는가. 이런 축제들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리의 좋은 인심을 살려 내야하고 전통시장역시 매력 있는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순박한 인심부터 살려내야 할 것이다.
요즈음은 선진국 못지않게 오지 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색다른 풍경이나 풍습을 체험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순박하고 인심 좋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서 잃어버렸던 마음 고향을 찾으려는 경향으로 생각 된다.
이렇듯 세상인심이 나빠질수록 인심의 가치는 높아지고 있다. 우리 고장의 좋은 인심을 되찾아 지역 경쟁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 반투족의 우분트라는 말은 “우리가 함께 있어 내가 있다”라는 말이다. 모두가 행복해야만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고장의 인심을 살려내야 한다.
백만매택천만매린(百萬買宅千萬買隣)이라는 말도 백만냥에 집을 사고 천만냥에 이웃을 산다는 말이다. 좋은 이웃은 인심 좋은 이웃이 아니겠는가.
우리고장이 천만냥의 이웃 값을 받을 수 있는 인심 넉넉한 고장이 된다면 인구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온 세상이 만개한 봄꽃으로 환하다. 우리고장 인심도 봄꽃처럼 환하게 피어 향기가 온 세상으로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