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치권에서는 셀프디스가 특히 더불어 민주당(구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유행했다. 셀프디스 캠페인은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스스로 국민들에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과연 셀프디스가 반성없는 셀프디스로만 끝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디스(diss)는 disrespect(무례, 결례)의 줄임말로 주로 다른 사람을 폄하하는 행동을 일컫는 말로 셀프디스(self diss)는 자학(自虐)하는 언동을 말한다. 남을 폄하하고 결례되는 행위를 저지르는 언행대신 자기 자신의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자아성찰의 계기로 삼아 칭찬은 인색하고 비난은 과감했던 어설픈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를 만들라는 뜻인데 자신의 흠은 등에 지고 잘 안보이니 말 안하고 남의 흠은 가슴팍에 있어 크게 보이고 해서 자신의 흠보다는 남의 흠을 빨리 찾아내고 확대해서 그래서 비아냥거리고 욕을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작년 8월3일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올해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나 자신이) 초심은 사라지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귀가 닫히고, 내말만 하려하고 판단력이 흐려지면서 언어가 과격해졌다면서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밴 스타의식과 조급증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반대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 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어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미래에 어울리는 실력과 깊이를 갖춘 김태호로 다시 설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해 보겠다.”고 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훤칠한 키에 뛰어난 언변력, 한번 맺은 인연은 절대 놓치지 않는 친화력을 보이며 “형님이 800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그와 술자리를 한번만 가져도 즉석에서 형, 동생, 친구의 관계가 맺어지기 일쑤라고 한다.
인간에게 왜 흠이 없고 실수가 없겠는가? 김태호 최고위원의 칭찬이 아니라 거창의 인물이라고 하는 사람이 이유야 어찌됐건 간에 명예와 권력을 다 가져봤고 또한 자신의 흠결도 장점으로 승화시킬 것 같은 이도 자신의 자학과 반성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해야겠다는 결의에 대해 또 다른 내면의 대범한 모습을 보게 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쿠키를 우유에 적셔 먹으려 하지만, 컵 주둥이가 좁아 쿠키가 들어가지 않자 “땡스. 오바마(Thanks. Obama)라며 한숨을 쉰다. 많은 미국인들이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이렇게 말하며 대통령 탓으로 모습을 풍자한 것으로, 대통령 스스로도 그 말을 내뱉어 보는 이들을 웃음짓게 만든다. 오바마 대통령의 망가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매체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인도의 승려 법구(法救)가 인생에 지침이 될만큼 좋은 시구(詩句)들을 모아 엮은 경전인 법구경(法句經)에는 “남의 흠보다는 자기흠을 찾아라. 남의 흠은 보기 쉬우나 자기 흠은 보기 어렵다. 남의 흠은 쭉정이 골라내듯 찾아내지만, 자기 흠은 주사위 눈처럼 숨기려 한다. 이러면 더욱더 마음이 흐려져 언제나 위태로운 마음을 품게 된다.”라고 적시되어 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잘못과 실수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남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냉정해야 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본다. 우리들은 남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 말이 진실이든 아니든 그 말에 동조하며 박장대소를 하는 사람이나 묵묵히 듣고 있는 사람이나 남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다 보면 그 대상을 칭찬하기보다는 평가절하하고 흉을 보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라는 말이 있다. 남의 흉이나 잘못은 냉철하게 판단하고 예리하게 평가하며 쉽사리 이야기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깊이 깨닫지 못하고 그때만큼은 자신만의 아량으로 너그럽게 까지 생각하며 위로한다.
인간에게는 열등감이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그런 표현을 과격으로 하느냐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느냐 아니면 억지로라도 내면에 감추려고 하느냐의 차이 정도일 것이다. 그러한 열등감으로 인해 남의 단점을 만들어 내는 어리석음은 최소한 범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 자신이 언제나 당당하고 떳떳하다면 굳이 남을 깎아내리고 흠을 들추어내는 우(愚)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로 이 세상에는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기에 당연히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또한 너그러운 마음과 따뜻한 언행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품격 있고 담대한 언행을 실천한다면 남과 다툴 일 보다는 좋은 일들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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