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봄을 맞이했다. 천리향이 피어 향기를 내고 있기에 카스토리에 올렸더니 카스친구가 이런 댓글을 달았다. ‘목사님 천리향 향기가 여기까지 납니다. 그런데 목사님, 달력은 3월인데 마음에는 아직 봄이 안옵니다.’ 봄인 3월을 보내고 있지만 그늘진 응달에는 아직도 서늘함이 느껴지듯이 우리의 마음 곳곳에는 아직도 봄의 따스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봄꽃은 미쳐 봄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봄이 왔음을 알린다. 천리향, 산수유, 생강꽃, 개나리, 목련 등 나무에서 피는 봄꽃을 통해 봄이 왔음을 깨닫게 한다. 나무에서 피는 봄꽃들은 잎이 피기 이전에 꽃이 핀다. 겨우내 메말라 보이고 생명이 없어 보이던 나무에서 생기가 돋고 꽃이 필 때는 나무가 가리어지고 꽃만 들어난다. 해마다 피는 꽃이지만 또 새로운 감흥을 느낀다. 봄꽃은 은은하다. 봄꽃은 소박하다. 봄꽃은 부끄러운 모습이다. 겨우내 추위와 눈과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그 생명을 유지해 왔기에 그래서 피운 생명이기에 봄꽃을 통해 희망을 갖는다. 인터넷에 봄꽃 시를 검색해 보았다. 정연복 시인의 “목련”이란 시가 있기에 공감되어 소개한다.목련이 지독한 생명의 몸살을 앓는 것을 며칠을 두고 몰래 지켜보았다/ 꽃샘추위 속 맨몸의 가지에 보일 듯 말 듯 작은 꽃눈 틔우더니/ 온몸으로 온 힘으로 서서히 치밀어 올라 이윽고 꽃망울로 맺히더니/ 송이송이 눈부시게 피어나는 저 여린 생명의 고독하고 치열한 몸짓/ 목련은 쉽게 피는 것이 아니었구나 그래서 목련은 저리도 당당하게 아름답구나/3월 27일은 부활절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고난과 고통을 당하시고 죽으셨다가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심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기독교는 부활신앙 즉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믿는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영생의 소망을 주시기 위하여 매 맞음과 찔림과 아픔과 못 박힘을 당하시고 피 흘리셨다. 예수님의 부활이 소망이 되고 진리인 것은 이런 고난의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상 시인은 그의 시 ‘부활송’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죽어 썩은 것 같던 매화의 옛 등걸에 승리의 화관인 듯 꽃이 눈부시다/ 당신 안에 생명을 둔 만물이 저렇듯 죽어도 죽지 않고 또다시 소생하고 변신함을 보느니 당신이 몸소 부활로 증거한 우리의 부활이야 의심할 바 있으랴/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진리는 있는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정의는 이기는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달게 받는 고통은 값진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우리의 믿음과 바람과 사랑은 헛되지 않으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우리의 삶은 허무의 수렁이 아니다/ 봄의 행진이 아롱진 지구의 어느 변두리에서 나는 우리 부활로써 성취될 그날의 누리를 그리며/ 황홀에 취해 있다.나무에서 핀 봄꽃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본다, 아니 부활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하기 위해 새잎이 나기도 전에 먼저 봄꽃이 피는 지도 모른다. 봄꽃이 봄이 왔음을 알려 봄을 일깨우듯 예수님의 부활소식이 아직도 진정한 마음의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소망을 주는 기쁜 소식이 되어 부활의 진정한 의미가 가정과 국가와 세계에 전해져 온 세상이 봄꽃처럼 화사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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