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7일 함양가축시장에는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노희철(41)씨가 6개월간 정성들여 길러온 암송아지가 우리나라 최고가로 경매된 것이다. 경매 시작가부터 일반 송아지 경매가의 2배 가량인 500만원이었다. 초우량 암송아지가 경매에 나올 것이라는 소문으로 많은 이들이 이날의 경매에 참여했다. 본격적인 경매가 시작되고 최종 낙찰금액은 620만원으로 이는 전국 송아지 경매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낙찰된 송아지는 ‘금송아지’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일반송아지 A등급이 평균 300만원 가량에 낙찰되는 것에 비춰볼 때 금송아지라고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노희철씨는 “주위의 사람들이 송아지의 가치를 알아주어서 이 같은 금액이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거래된 암송아지는 노희철씨가 2014년 수정란 이식 시범사업으로 50두를 이식해 29두가 태어난 것 중 한 마리였다. 그는 “어미 보다 더욱 좋은 우량의 소를 생산하기 위해 꾸준하게 수정란 이식 사업 등 종 개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희철 사장의 축사에는 다자란 소에서부터 갓 보름 된 송아지까지 220~230마리의 한우들이 들어차 있다. 수정란 50개를 이식하는데 2000만원이라는 금액이 들어간다. 그래서 일반 농가에서 이식사업을 실시하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러나 더욱 좋은 소를 만들어내기 위한 그의 과감한 투자가 빛을 발해 수태율 또한 58%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고 한다. 50마리 중 26마리의 송아지가 태어났으며 이중 13마리가 암소였다. 일반적으로 우량 품종의 송아지 중 암송아지의 가치는 아주 높게 책정된다. 송아지가 자라 새끼를 낳을 경우 더욱 우량의 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최고가 낙찰된 송아지를 생산한 엄마소도 전국 상위 50위 내에 들어갈 정도로 우수한 소로 인정받고 있다. 노희철씨는 “욕심인지 모르지만 어렵게 생산한 송아지를 팔지 않는다. 어미보다 더욱 우수한 소를 생산하기 위해 인공수정을 하는 것인데 함부로 팔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송아지를 팔고 나면 어미가 새끼를 찾아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을 볼 때마다 ‘다음에는 팔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분만을 하지 못하거나 결함이 있는 경우에만 출하한다. 수소의 경우는 살을 찌워 판매해 축사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한다.”라고 설명했다. 노희철씨가 한우 사육을 시작한 것은 20대 아주 젊은 나이였다. 그는 “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보름 동안 취업을 위해 함양을 떠난 적이 있을 뿐 한 번도 함양을 떠나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인 95년 아버지가 운영하던 축사에서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젊은 나이에 소를 기르면 조금은 부끄러울 법도 하지만 그는 아버지가 가진 지식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량 소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그는 “품종이 우수한 소의 경우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육종을 통해 육질과 선호부위 등을 꾸준하게 개량하면 보다 훌륭한 소를 생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200여 마리의 소를 키우는 것이 힘들 것 같지만 그는 “힘들다고 하지만 저에게는 일상”이라며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느 살을 찌워 판매하던 방식의 사육이었지만 그는 소 육종 개량에 매진하며 아버지와 충돌하기도 했다. 그는 “살이 찐 소는 분만하기 힘들어진다. 아버지는 예전 사람으로 항상 판매할 수 있도록 살을 찌우기에 힘썼다. 그래서 간혹 트러블도 생기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아버지와 축사를 함께 운영하다 약 10년 전 은퇴한 아버지 대신으로 축사를 물려받았다. 당시는 비교적 소규모였던 축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대형 축사로 자리 잡았다. 최근 소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지만 언제 파동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그는 “소의 가격이 내리더라도 상위 10%는 먹고 살 수 있다. 에이 투플러스(A⁺⁺) 등급만 만들어 낼 수 있으면 먹고 사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그런 위치에 놓이기 위해 계속해서 인공수정을 하고 육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한우는 토종 브랜드로 대한민국에만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절대 우리 한우를 포기할 수 없다. 한우가 하향길에 들어선다면 정부에서 지원해서라도 살려낼 것”이라며 한우 농가의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의 축사에 남아있는 금송아지 8마리가 밑바탕이 되어 전국 최고의 한우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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