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의 랜드마크 상림의 미래가 위태롭다. 지난 1년간 상림의 실태를 분석한 연구보고서에서는 이대로 방치할 경우 천연기념물 제154호 상림의 가치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월19일 오후 2시 함양군청 소회의실에서는 `상림 생육환경 실태조사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보고회에는 충북대 차병진 교수, 경상대 김종갑 교수, 전북대 한상섭 교수 등 자문위원 3명과 이노태 문화관광과장 등 주무부서 4명, 그리고 용역을 맡은 에코비전21 연구소 이정환 대표 등 2명이 참여했다. 보고회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상림의 생육환경 등을 면밀히 조사한 이후 상림 보존을 위한 생육환경 조사 결과 및 상림 관리방향 등이 보고됐다.
보고회를 진행한 이정환 대표는 “현재의 이용·보전관리 방법은 상림의 미래 100년 담보가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의 상림을 그대로 둘 경우 천연기념물의 가치를 상실할 수도 있다”라고 표현했다.
이정환 대표는 보고회를 통해 현재 알려진 상림의 나무는 2만여 그루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3515그루에 그쳤다. 이는 직경 6cm 이상을 전수 조사한 결과로 실제 알려진 것과 너무나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현재 개서어나무와 굴참나무, 느티나무 군락으로 알려져 있는 상림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나도밥나무와 사람주나무, 쪽동백나무 군락으로 바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쪽동백나무와 교목나무 등이 교목층으로 자리 잡으면 상림숲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림의 쇠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후계목 육성이 꼽았다. 상림 내에서 자연적으로 발아하는 묘목을 채취해 묘포장에서 키운 후 고사목을 대신해 심는 것이다. 이 대표는 “‘나무 한그루를 베면 후계목 5그루를 심는다.’라는 원칙을 세워야 상림을 복원 재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연꽃단지가 생육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서는 상림과 연꽃단지와의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도 주문했다. 현재의 연꽃단지에 약 10~15m 규모의 완충지대를 만들어 이곳에 상림 수종의 나무를 심어 상림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아울러 상수원구역과 역사인물공원, 상부의 물레방아 설치 구역 일대의 장기적인 복원, 상림 중간 숲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차량 통행제한 등 많은 여건이 뒤따라야 상림을 보존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상림이 미래 100년을 내다보기 위해서는 △보전 관리방안의 개선 △민관 협력체계의 구축 △수익자부담원칙(입장료) △체계적 관리전략 수립 △개체목 관리 △휴식년제 도입 △출입구 최소 개수로 제한 △대체 숲 조성 등을 주문했다.
자문을 맡은 차병진 교수는 “상림의 유지보존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군의 의지로 유지관리 방안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인공숲이냐 자연숲이냐 결정해야 한다. 아울러 공원화인지 천연기념물인지 결정해야 여기에 맞춰 유지관리가 이뤄진다”라고 조언했다.
군은 이번 최종보고회 이후 보완된 보고서를 작성해 향후 상림의 보존과 활용 방안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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