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한 곳 없던 함양. 영화를 보기위해서는 멀리 한 시간씩 떨어진 대도시로 가야했던 시골의 함양군. 영화 하나를 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조금 괜찮은 공연을 볼라치면 더욱 많은 시간이 투자해야 했다. 이처럼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골인 함양에서 문화생활을 누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시골에서도 도시민 못지않은 고품격 문화공연을 접하고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려 함양 문화 르네상스를 맞았다.
함양문화예술회관은 ‘문화 불모지’라는 혹평 속에서 함양문화의 자부심을 회복하는 첫걸음이었으며, 문화와 예술을 일상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물꼬를 트게 했다. 더불어 함양종합사회복지관은 취미와 건강을 갈망하는 군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었다. 함양박물관은 지역의 오랜 문화의 발자취를 쫓으며 함양 문화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 이렇게 문화예술회관과 종합사회복지관, 박물관 등 문화기반시설을 이용한 방문객이 20만명을 넘어 함양의 문화 복지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다. △함양문화의 자부심 문화예술회관 함양문화예술회관이 개관한 지난 2011년 11월. 과연 군의 실정에 이 같은 규모의 문화예술회관이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많았다. 시설은 만들었지만 격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유치하고 진행할 수 있을지. 그리고 군민들의 문화의 격이 수준 높은 문화에 맞춰질 수 있을지.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문화예술회관이 문을 연 이후 매년 수많은 공연 등이 마련되면서 지난해만 함양군민 7만여 명이 찾아 목말랐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었다. 이제 함양군민들은 영화를 보기 위해 문화예술회관을 찾고, 예술회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새롭게 준비되는 공연과 전시를 검색하며, 유명 가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2015년 문화예술회관에서는 205번의 공연·전시·영화상영·교육·행사가 진행됐다. 지난해 82회의 공연, 14회 전시, 57회 영화상영, 교육 및 행사 52회 등 모두 205번의 행사에 참여자만 7만4253명에 달할 정도로 활발한 문화행사가 마련됐었다. 2014년에는 13회 공연, 4회 전시, 43회 영화상영을 비롯해 기획 대관행사(공연 51회, 전시 16회, 영화 56회, 교육 및 행사 55회) 등이 열렸다. 문화예술회관에서는 매년 보다 많은 공연 등이 군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기획 공연 등이 줄을 이었다. 3월5일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문화예술회관의 공연 시작을 알렸으며, 25일 엘리시떼 타악앙상블 하우스콘서트, 4월29일 서울기타콰르텟 하우스콘서트 등 정상급 무대가 마련됐다. 또 이은미·임재욱 러블리 콘서트, 심수봉 공감콘서트 등 대형 초대가수 공연을 통해 군민들을 즐겁게 했다. 이 외에도 오페라 마님이 된 하녀, 공연영상 호두까기 인형, 전유성의 클래식 폭소콘서트 ‘얌모얌모’, 힐링 뮤지컬 ‘빨래’,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 태권도 아트 퍼포먼스 ‘파랑새의 꿈 안중근’, 어린이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마당극 정기룡, 연극 동피랑, 악극 이별의 부산정거장, 퓨전 해학극 폭소 사또전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펼쳐지며 군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2층에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함양 문화예술인들의 전시는 물론 대형 기획 전시를 통해 군민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1월12일부터 열린 ‘함양한옥의 숨결을 담다’ 사진전을 시작으로 찾아가는 도립미술관 전,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한 조화와 모색전, 사진작가 홍동초 초대전, 우리땅 우리생물, 생물의 독, 트릭포토와 함께하는 세계가면 체험전, 찾아가는 종합과학관, 다볕선비의 풍류전, 티움 모바일 체험관 등 기획공연들이 연이어 마련됐었다.
특히 어린이에서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게 마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함양 군민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섭외하는 등 관련 업무를 맡았던 공무원들의 세심함이 큰 몫을 차지했다. 많지 않은 예산 속에서 좋은 프로그램을 유치하기 위해 발로 뛰며 섭외하고 적은 인원에 안내에서부터 무대진행과 음향, 조명 등 모든 일을 해낸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함양문화예술회관은 타 지역에서도 부러워할 정도로 풍부한 문화예술 공연을 펼쳤다. 타 지자체에서도 견학을 올 정도로 운영 면에서도 탁월함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증액된 예산으로 보다 풍성한 공연 등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예술회관 관계자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2월말이나 3월부터 시작되는 예술회관의 프로그램에 군민들의 기대가 한껏 커지고 있다.△문화복지의 꽃 종합사회복지관군민들의 목마른 배움의 열기를 식혀주는 곳이 바로 종합사회복지관이다. 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노래에서부터 춤이나 캘리그래피, 수채화 홈패션, 요리, 서각, 사진, 기타, 색소폰, 가야금 등 영유아에서부터 어르신까지, 초급에서부터 중급 이상까지 군민이 필요로 하는 지식을 아낌없이 나눈다.
지난 2011년 11월 말 문을 연 함양종합사회복지관은 지하1층 지상 3층으로 연면적 3410㎡의 규모다. 지하 1층에는 요리실습, 시청각실, 다기능실습실, 정보검색실, 지역자활센터, 자원봉사자실 등이 있으며, 1층에는 복지관사무실, 건강관리실, 종합상담실, 제1강의실, 프로그램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2층에는 소강당과 유아놀이방, 유아교육실 제2강의실 등이 있으며, 3층에는 다목적 강당, 컴퓨터교육장, 제3강의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 집단 상담실 등이 갖춰져 있다. 복지관의 지난해 전체 이용객은 5만4368명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37개 과목에 43개반이 운영되었으며, 하반기에는 39개 과목 50개 과목이 운영되어 군민들이 수강했다. 꾸준하게 과목이 증설되고 있다. 이는 군민들의 욕구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보다 7개 반이 늘어난 57개 반 1065명 수강생 모집을 하고 있다. 지난 1월12일 오전 9시 수강생 모집 개시되자 엄청난 인원이 접속했으며 당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이미 38개 반이 정원을 넘어섰고 대기 인원이 400여명에 달했다. 다음날에는 46개 반 82%가 정원을 넘어서는 엄청난 열기를 실감하게 했다.
개관 첫해인 2012년 상반기에는 22개 과목 35개 강좌가 개설되었지만 해가 갈수록 군민들의 참여 열기가 높아지면서 하반기에는 33개 과목 42개반으로 과목이 크게 늘었다. 2013년 상반기 34개과목 41개반, 하반기에는 37개과목 43개반, 그리고 2014년 상반기에는 37개과목 43개반, 하반기는 39개 과정 50개반이 편성됐다. 지난 하반기 경쟁율이 1.4:1을 기록하는 등 날이 갈수록 수강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사회복지관 관계자는 “군민 취미나 여가 건강 활동을 위해 군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보다 많은 군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문화의 자부심 함양박물관함양박물관이 개관 1주년을 넘기면서 함양을 찾는 이들에게 꼭 가봐야 할 장소로 꼽힌다. 지난해 함양박물관을 이용한 이들은 6만7900여명으로 함양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발돋움했다. 특히 상림 인근에 위치해 상림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박물관을 찾고 있다.
아울러 단체 관람객들도 꾸준하게 함양박물관을 찾는다. 지난해에는 76개 단체에서 4000여명이 박물관을 찾아 함양의 문화를 느끼고 돌아갔다.
2014년 12월 18일 개관한 함양박물관은 총 76억4200만원의 사업비로 연면적 1900㎡, 지하1층 지상3층 규모의 현대식 건물로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실을 비롯해 수장고·영상홍보실·어린이 체험실·세미나교육실 등을 갖추고 있다. 유물 1924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중 45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1월1일과 설, 추석 당일, 그리고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연중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울 마지막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해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 하는 등 관람객들의 편의에 맞춘 운영을 하고 있다.
이처럼 관람객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다양한 전시는 물론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이 청소년을 비롯한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관한 이후 지난해 상반기에는 2만2359명이 박물관을 찾았으며, 하반기에는 배로 증가한 4만5550명이 함양의 역사 문화를 보기 위해 박물관을 관람했다.
함양박물관은 함양의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테마별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2층의 기획전시실과 3층의 상성전시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이와 관련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1층의 어린이체험실은 목판인쇄, 기와쌓기, 도자기조각 맞추기 등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또한 전통민속놀이 체험마당, 동·하계교육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체험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보다 다가서는 박물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지난 1년간은 박물관의 시범 운영으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행사를 통해 함양 역사와 문화를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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