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간(干)과 12지(支)를 결합해서 만든 육십갑자(六十甲子)를 가지고 해마다 년도를 표시했던 동양 사람들은 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사람을 만나서 통성명을 하고 나면 무슨 띠냐고 묻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특히 우리 경상도 지방 사람들은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끼리는 ‘갑장’이라고 해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일지라도 같은 나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동질감을 느끼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띠 동갑이라고 해서 열두 살이나 스물네 살 차이가 나는 사람들끼리도 반가워하고 서로 아는 체를 하는 것을 보면 경기도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경상도로 내려온 지 13년이 지난 필자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금년은 병신년(丙申年)이라고 해서 원숭이해라고들 한다. 원숭이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재주도 많고, 그래서 뭐든지 운수 대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띠를 나타내는 열두 짐승들 중에는 어느 것도 나쁘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어떤 짐승은 부지런해서 좋고, 어떤 짐승은 착해서 좋고, 또 어떤 짐승은 용감해서 좋고, 나름대로 다 장점을 부각시켜서 자신들도 그 짐승처럼 좋은 점을 부각시키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데 종종 백말 띠는 팔자가 드세다느니, 겨울에 태어난 토끼띠는 가난할 거라는 등의 말은 왠지 듣기 거북한 것이 사실이다. 사람의 운명을 태어난 해와 달과 시를 가지고 논한다는 것은 다분히 무리가 있을 뿐 아니라, 무슨 띠 무슨 띠 하면서 사람을 짐승 취급하는 것 역시 말도 안 되는 억측이다. 마침 육십갑자의 순서를 따르다 보니 금년은 ‘병신년’이라고 하니, 이 또한 듣고 말하기가 여간 어색한 것이 아니다. 종교를 떠나서 사람은 누구나 존귀한 존재이며, 최고의 피조물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 주간 함양 독자들은 서로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덕담 한마디씩 나누면서 새해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해마다 새해가 되면 호황을 누리는 곳 중에 한 곳이 바로 헬스장이란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한두 가지 결심을 안 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금년에는 담배를 끊어 보겠다든지 술을 끊겠다든지 다이어트를 해서 몸무게를 좀 줄여 보겠다거나 좀 규칙적인 생활로 열심히 공부를 하겠다는 등 각자마다 나름대로의 결심을 하면서 새해를 맞이한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헬스장마다 호황을 누리게 된다는데, 그 결심이 얼마나 가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우리 교회에서도 구랍(舊臘) 31일 밤에 성도들과 함께 모여서 윷놀이를 하면서 떡국을 먹으며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예배를 드렸다. 지난해에는 아쉬움도 많았지만 새해에는 새로운 각오로 더 열심히 해보자는 의미에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성도들 한분 한분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축복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드리면서 왠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연세는 점점 많아지시고, 안 아픈 곳 없이 여기 저기 통증을 호소하시는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을 대할 때마다 이분들에게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도 밖에 없음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그러나 나는 칠정교회 목사로서 내가 모시고 있는 성도님들과 함께 생사고락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보면 우리 성도님들과 나는 포도나무와 가지처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런 면에서 지면에 글을 쓰는 필진들이나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도 포도나무와 가지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게 중에는 좀 뚱뚱한 가지들도 있고, 날씬한 가지들도 있고, 롱 다리 가지들도 있고 숏 다리 가지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주간함양 안에서 다 하나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또 다른 나의 분신이다. 이렇게 우리는 언제나 하나다. 어떤 사람은 글을 쓰는 일로, 또 어떤 사람은 받은 글을 편집하는 일로, 그리고 또 어떤 분들은 열심히 광고를 받아오는 일로, 그리고 대부분의 독자님들은 적은 액수나마 지역신문 발행에 마음을 모으는 일로 그렇게 우리는 하나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각자마다 적당한 능력을 주셨다. 그것을 성경에서는 달란트라는 것으로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다. 굳이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은사’(恩賜)라고 한다. 아무 대가 없이 거저 선물로 받은 것이기에 은혜 은(恩)자를 써서 은사라고 한다. 그런데 참 감사한 것은 우리가 받은 은사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몸으로 섬기는 은사가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물질로 섬기는 은사가 있다. 어떤 사람은 가르치는 은사가 있어서 잘 가르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피아노를 잘 치는 은사를 주셨다. 심지어 혹자는 놀면서도 잘 먹고 사는 사람도 있으니 세상은 참 요지경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렇게 어울려서 사는 멋진 세상에서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새해를 맞은 우리는 해명산층(함양 산청)이라 불렸던 이 땅에서 멋지게 자기 역할을 잘 감당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 보자! 돈벼락 맞으라는 맘에도 없는 소리 말고,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라고! 새해에는 하는 일마다 잘 되기 바란다고, 새해에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말 한마디로 서로에게 힘이 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아름답게 살아가는 우리들을 저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운 눈으로 쳐다볼 수 있도록 금년 한 해 동안도 우리 모두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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