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을미년(乙未年)이 지고, 육십간지 중 33번째인 ‘붉은 원숭이의 해’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떠올랐습니다. 병신년 일출은 변함없는 어제의 태양이 또다시 반복되는 천간이 아니고, 12지지를 관통하는 내 삶 속에 새로운 삶의 출발과 이상[희망]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늘 그렇게 자연의 흐름이지만, 사람마다 소유하는 시간의 의미와 가치는 제각기 다릅니다. 그래서 일상의 연속적인 시간도 분절적인 일력으로 제각기 주기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어떤 계기를 통해 새로운 삶의 출발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세월은 물리적인 흐름이지만, 우주의 시간 속에서 내가 머무른 천간에 무엇인가 의미 있는 자리매김하기를 소망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간 창조자’의 저자 로라 밴더캠은 시간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모두들 바쁜 일상으로 시간에 쫓기어 살지만, 새해를 맞이하면서 나의 이정표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작 내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무슨 일이든지 시작이 중요합니다. 시작은 마음에서 ‘새로운 뜻’이 비롯되고, 뜻이 목표와 계획으로 시간을 자리매김해야 행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새해의 계획은 자신의 ‘의지’의 이정표이므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합니다. 삶의 방향성과 가치는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으로 나의 실존이 내 삶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질은 ‘꿈[이상]’이라고 했습니다. 꿈을 향한 진정성과 가치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또다시 일어나게 역동성이 있습니다. 꿈은 설계해야 목표가 생기고 목표가 있음으로 나날이 새로워지는 창조적인 삶이 이루어집니다. 연초에는 가족[자녀]과 함께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 등을 1년, 단기, 장기 계획으로 나뉘어 꿈 목록을 만들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한 해의 꿈 목록으로 월 또는 일주일 단위로 내가 해야 할 일[업무]이나, 하고 싶은 일들[여행, 취미생활, 독서, 여가선용], 이루고 싶은 일, 가족[자녀]에게 해야 할 일들을 목록으로 만들어 실행해나간다면 나의 삶은 창조될 것입니다. 병신년(丙申年) 새해, 아이들이 고대하던 겨울방학도 시작되었습니다. 학기 중에 하루 종일 학교에서에서 공부하느라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고 지쳤을까요. 방학은 우리 아이들에게 더없이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아이들에게 공부가 삶의 전부는 아니듯이, 방학을 통하여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성도 익혀야 하고, 부모님과 대화나 여행을 통해서 가족의 소중함도 느껴야 하고, 건강한 몸도 길러야 하고, 부진한 과목도 보충해야 하고, 취미활동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들도 해야 하는 등 학교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방학이나 사춘기에 몸과 마음이 훌쩍 커가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계획하고 체험하며 돌아보는 시간[自省]을 가지게 하는 것이 방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아이들이 공부의 부담감에서 벗어나 활기를 충전하는 시간이도 합니다. 그리고 자녀와 대화나 함께 하는 체험의 시간을 많이 가져 아이 스스로 삶의 비전을 꿈꾸게 하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긍정적인 삶의 씨알을 뿌리고 주도적인 꿈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공간이 가정입니다. 방학을 통하여 아이가 원하는 진로 설계를 스스로 그려보게 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마라톤 같은 삶의 이정표[로드맵]를 방학을 통하여 탐색하고 목표를 재설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새해에는 자녀의 진로계획으로서 삶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꿈 목록으로 작성하게 해보게 하는 것입니다. 세월은 삶을 성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돌아보면 늘 아쉽고 부끄럽지만, 삶의 역동성은 ‘희망’에서 비롯됩니다. 병신년(丙申年) 새해, 희망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어 보시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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