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발전의 초석을 다졌던 5명이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한다. 올해 퇴임 공무원은 구영복 주민생활지원실장과 김수안 재무과장, 양대식 건설교통과장, 이창규 안의면장, 이봉희 병곡면장 등 5명이다. 구영복 실장의 경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인터뷰를 사절해 어쩔 수 없이 4명만을 인터뷰했다.
어려운 시절 공무원의 길을 택해 군민들과 부대끼며 군 발전을 이끌어온 이들. 이들의 퇴임은 공직생활의 마무리 일뿐 함양발전의 위한 숨은 일꾼이 되리라 믿는다. 야인으로 돌아가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이들에게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편집자주>
이봉희 병곡면장이 38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야인으로 돌아간다. 항상 군민들에게는 친근한 미소로 먼저 다가서는 이봉희 면장. 그는 “얼마 전인 12월16일이 공무원 생활 38년째 맞는 날이었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3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라며 지난날들을 회상했다.
1977년 12월16일 서상면에서 처음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지난 16일이 공무원생활 38년째인 이봉희 면장. 그는 항상 웃는 얼굴로 모두를 대하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대쪽 같은 처리로 동료 직원들로부터 존경받는 공직자이기도 하다.
이봉희 면장은 아직까지 은퇴 이후의 생활에 대해 구체적인 구상은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비록 지난 1년간 근무한 병곡면이지만 면민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이곳에서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1년이었지만 병곡면민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이곳의 가장 외진 곳에 180평을 사서 그곳에 자그마한 집을 짓고 아내와 함께 생활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꼼꼼한 업무처리는 직장 내에서는 인정받았을지 모르나 가정생활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나름 열심히 직장생활을 한다고 했지만 가정에는 너무 소홀했던 것 같다. 아내에게 가장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38년 공직생활동안 딱 2번 휴가를 다녀오고 휴일에도 사무실에 나와 일을 하는 등 업무에 매진했다. 가족과의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이 그의 공직생활이다. 은퇴 후에는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는 여행을 다녀본 적이 별로 없어 선뜻 나서지도 못한다.
이봉희 면장은 군의 주요 요직들을 두루 거치며 함양군 발전을 최일선에서 이끌었다. 특히 유독 지역의 대형 건축과 관련된 일들을 많이 해 왔다. 안의체육관과 고운체육관, 그리고 유림 저온저장창고를 만드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2007년 완공된 유림면 저온저장창고는 오지개발사업으로 주목받으며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문화관광과 근무 당시에는 함양군의 오랜 숙원이었던 문화예술회관의 설계에서부터 관여해 지금의 멋진 모습이 만들어질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
이봉희 면장은 군청은 물론 지역 대부분의 읍면에서 근무했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이후에는 아주 친근하게 지내는 그의 성격상 면민들과의 유대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는 “면서기를 오래하다 보면 내 돈은 아니지만 베푸는 업무를 많이 하게 된다. 면민들과 보다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면민들과 대면할 수 있는 자리다. 다만 지역의 어려운 어르신들을 보면 좀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술을 즐기지 않는 성격에 운동을 즐기는 이봉희 면장. 그 동안 군에서 받은 도움에 보답하는 의미로 그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문화관광해설사 등을 통해 재능기부를 하며 살아갈 꿈을 꾸고 있다. 이봉희 면장은 “소일할 수 있는 일,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군민들에게 봉사하겠다. 남는 시간에는 등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겠다.”라며 말을 맺었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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