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장욕정에 관계된 일을 쉽게 즐길 수 있다할지라도 조금이라도 손끝에 물들여서는 안된다. 일단 물들이게 되면 곧 만길이나 깊이 빠지게 되리라. 의리에 관계된 일은 그 어려움을 꺼려하여 조금이라도 물러나서는 안된다. 일단 물러서게 되면 문득 천상이 가로박힌 듯 멀어지게 되리라.<원문原文>欲路上事(욕로상사)는 毋樂其便(무락기변)하여 而姑爲染指(이고위염지)하라 一染指(일염지)면 便深入萬仞(변심입만인)이니라. 理路上事(이노상사)는 毋憚其難(무탄기난)하여 而稍爲退步(이초위퇴보)하라. 一退步(일퇴보)면 便遠隔千山(변원격천산)이니라.<해의解義>욕정이란 인간의 강렬한 동물적 본능인 동시에 달콤한 쾌감을 수반하는 것이므로 누구나 쉽게 빠져들 수 있다. 그러나 여색이나 쾌락에 빠지고서도 올바른 도리대로 살기란 쉽지 않다. 일단 쾌락에 한번 물들면 그 다음부터는 걷잡을 수 없는 수렁에 빠져들어 마침내 몸을 망치고 가정을 파탄의 지경으로 몰고 갈수도 있다. 그럼으로 즐기기 쉽다고 하여 욕망을 가까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란 것은 방탕하고 방종한 본능을 억제하고 단속하여 욕망이나 쾌락 등의 나쁜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하려는 장치이다. 그러므로 어렵고 힘들며 때로는 거추장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하여 도리를 외면하거나 물러선다면 그 다음부터는 인간의 숭고함을 상실하게 된다. 어렵고 힘들다고 하여 인간의 도리를 조금씩 등한시하다보면 마침내 천개의 산이 가로놓인 듯 아득히 멀어져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아무리 힘이 들지라도 잠시라도 인간의 도리를 외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주註>欲路上事(욕로상사) : 욕정에 관계된 일. 欲路(욕로)는 욕정이나 욕망. 毋(무) : ~하지 말라. 便(변) : 편리함, 쉬움. 姑(고) : 잠시, 조금. 染指(염지) : 손가락에 물들임, 손가락 끝에 찍어서 맛을 봄. 萬仞(만인) : 만길, 仞(인)은 어른 귀하나 정도의 높이. 理路上事(이로상사) : 올바른 도리에 관계된 일. 理路(이로) : 옳은 도리. 憚(탄) : 꺼림. 稍(초) : 점점, 조금씩. 遠隔(원격) : 멀리 떨어짐. 千山(천산) : 천개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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