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농산물 판매비법을 공개한답시고 시시껄렁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진짜로 비법을 공개하려고 한다. 도시에서 살다가 귀농하여 농사를 지으면 첫해 둘째 해에는 농산물 판매가 참 쉽다. 정말 판매만큼 쉬운 것도 없다 싶은 것이 처음에는 도시 친지들이 모두 다 사주기 때문이다. 귀농 초기에 농사라고 해봤자 별거 없는 반면 친지들의 기대치는 커서 ‘무농약이제?’하고 있는 대로 다 사주기 때문이다. 사실 판매가 문제가 아니고 공급이 문제다. 나도 귀농하고 첫 농사랍시고 토종벌을 쳤는데 벌이 꿀을 따오기도 전에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참으로 농사도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통 스무개 남짓한데 꿀이 제대로 모여도 백되 겨우 될텐데, 증권회사 간부로 있는 친구가 추석 선물로 200되를 주문하는 것이었다. 그 때는 농사만 지어도 부자가 될 것 같았다. 돈 벌려고 도시에서 직장 다니며 아등바등 살 거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친지들의 관심과 도움은 첫해 둘째 해로 대체로 끝이다. 아무리 삼촌이 지은 농사고 친한 친구가 생산한 먹거리라도 싸야 사게 되지 비싸면 한두 번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마트에 가면 싸고 좋은 물건이 넘치는데 굳이 삼촌이라고 친구라고 비싸게 사먹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귀농하고 한두 해는 금새 부자가 될 거 같았다가 다시 가난해지게 되면 농산물 판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다.
그나마 나는 다행히 인터넷으로 판로를 뚫을 수 있었는데 물론 쉬운 것은 아니었다. 내가 귀농하던 십몇 년 전만해도 전자상거래가 그닥 활발할 때가 아니어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네이버, 다음,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야후에 검색어 등록하면 상위에 랭크되어 고객과 소통할 수 있었다. 굳이 비용을 들여 광고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홈페이지는 아내가 인터넷에 떠다니는 공유툴을 이용하여 직접 만들었다. 그 때는 게시판에 시골 사는 이야기를 올리면 조회 수가 수천을 기록할 만큼 소통이 원활해서 홈페이지에서 어렵지 않게 농산물 판매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도 인터넷 환경이 점점 좋아지면서 경쟁이 되다보니 홈페이지만으로는 충분치 않게 되고, 카페나 블로거로 흐름이 바뀌게 되어 나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가 있는 카페에서 활동을 했다.
카페 직거래 장터에 농산물 등록하여 판매하려면 선행 조건이 카페활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운영자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된다는 건데 바쁜 영농철에 정모라도 하게 되면 쫓아다니기가 쉽지는 않다. 카페는 대부분 전국 단위이기 때문에 먼 곳에서 모임을 하게 되면 참석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힘들었지만 나는 몇 년은 카페 모임에 쫓아다니며 카페 운영자에게 눈도장을 찍어가며 겨우겨우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었는데, 이것도 판매자가 늘고 경쟁이 생기다 보니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SNS.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고 요즘 내가 붙들고 있는 화두다. 스마트 폰을 농기구삼아 내가 만든 열동 가량의 곶감을 다 팔고 있는데, 농산물 판매 정말 쉽다. 나는 금방 부자가 될 것 같다.ㅋ
인터넷 환경은 급변하기 때문에 이 SNS라는 것도 언제 시간의 흐름 속에 사라질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지금은 이 화두 하나 붙잡고 내가 만든 곶감을 다 팔고 있고, 이웃집에서 생산한 블루베리도 오미자도 판매를 도와주고 있고, 봄에는 동네 할머니들이 채취한 산나물도 많이 팔아주고 있다. 판매 방법은 카카오스토리에서 ‘지리산농부’를 검색해서 들어가 보면 볼 수 있는데, 농산물 판로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은 함양에 SNS 공부하는 모임도 있으니 스마트 폰을 가지고 농업기술센터로 가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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