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눈이 내려야 할 시기인데... 12월도 중순인데 아직도 날씨가 춥게 느껴지기보다는 따뜻한 것 같아요. 12월이면 느끼는 추위만큼이나 왠지 마음도 외롭고, 고향도 그립고, 부모님 보고파서 괜한 서글픔이 밀려오고 그랬는데 이번 겨울은 전에 없이 따뜻하여 아직이겠지만 그렇게 추운 마음은 아닌 것 같네요. 고향 네팔 부모님 계신 시골 산중턱에도 아직은 눈이 내리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저 멀리 산꼭대기엔 언제나 하얗게 눈이 있지만 네팔이 의외로 한국보다는 더 따뜻하다는 사실. 독자님들께서는 잘 모르시죠? 한국에 처음 와서 남편에게 춥다고 하자 마음이 추워서 그렇게 느끼는 거라고 하였었는데 마음이 추워지는 12월. 12월이면 왜 마음이 춥게 느껴지는걸까요? 한국에서는 12월이면 온갖 모임과 행사가 많고 불우이웃돕기도 하고 성탄절도 있고 텔레비전에서 보여 지는 불우 이웃을 돕는 따뜻한 온정의 손길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12월이면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길들여진 것 같기도 합니다. 추워진 계절이 되니 고향 부모님 걱정도 많고 한국에는 보일러에 따듯한 방과 옷과 음식이 있지만 제가 살아온 추억과 기억엔 네팔엔 사실 보일러 같은 건 구경하기 힘들거든요. 단지 음식을 해 먹기 위한 방 한가운데 나무장작불을 땔 부엌이 있지요. 그래도 네팔에서 살 때가 마음은 더 따뜻하고 더 여유로웠던 것 같아요. 모든 게 풍족한 한국에서는 물질은 너무도 풍족하지만 마음이 너무 급하게 내달리는 것 같아요. 한국이 좋다고 시집와서 아들과 딸을 낳고 열심히 죽도록 일하고 친구도 만나고 맛난 음식도 먹고 네팔 가족에게 용돈도 보내 드리죠. 네팔에서 남동생을 데려와 집안일을 돕게 하면서 남편과 하고 있는 곶감 깎는 일부터 포장하고 택배발송하는 일들을 보고 듣고 경험하게 하고 한국에서 보여지는 무궁한 기술들과 사회적 가치들을 배우게 하고 남동생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한국에 시집간 누나, 한국에서 영원히 살아야할 누나와 조카와 그 가족들, 이제 며칠 후면 남동생은 비자 만료(3개월)되어 네팔로 돌아가야하는데 헤어지기 싫어하는 남동생과 나의 모습만큼이나 두 아이도 외삼촌과 헤어지기 싫어하고 영원히 이렇게 먼길, 한번 가고 오는데 힘겨움이 한둘이 아닌 어쩌면 운명이라고 해야 할 가족 간의 만남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는 결혼이민여성들의 비애들.비행기값만 10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만큼이나 일곱시간을 비행해 가는 일정들도 힘겹지만 정작 더 힘든 것은 다시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하는 것인것 같네요. 가족 초청과 비자 발급 등이 어떤 경우엔 간단치가 않다는 것에서도 마음이 더 무겁고 소망이라면 한국에서 국적을 취득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 친정 가족 초청만큼은 대한민국에서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봐주면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12월 추운 겨울 다가올 추위를 이겨낼 진정한 따뜻함이 저의 소망에 있듯이 독자님 모두에게도 따뜻한 소망성취가 이루어지시는 그런 연말이 되시길 빌께요. 감사합니다. 네팔댁~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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