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렸던 함양군민 가족건강걷기대회에 참여한 이들 모두는 말랑말랑한 떡을 선물 받았다. 군민들에게 무료로 떡을 제공한 곳은 농업회사법인 하얀햇살(주)로 새롭게 나온 떡을 시식하는 자리로 증편, 찰떡, 바람떡, 호두모양 떡 등 4종류로 냉동한 이후 자연해동해도 갓 생산한 떡과 같은 탄력과 부드러운 맛을 선사했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는 하얀햇살 박태우 대표이사를 만나 회사의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박 대표를 만난 이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그의 갈라지고 반창고가 곳곳에 붙어있는 손이었다. 회사 대표로서의 자리를 지키기 보다는 공장에 직접 나가 장비를 돌리며 직접 생산현장을 지휘하는 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사회 구조가 최고의 원료를 가지고, 최고의 제품을 만들면, 최고의 대우를 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라며 “우리가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놓아도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2008년 함양에 문을 연 하얀햇살(주)는 종사자 30여명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으로 현재 하얀햇쌀은 쌀로 만들어지는 떡 종류 대부분을 생산한다. 그 중에서 퓨전떡국·떡볶이류와 무농약쌀 떡국류, 무농약쌀 떡볶이류, 무농약쌀 모양 떡볶이류, 우리쌀 떡국·떡볶이류, 찹쌀새알·가루류 등 수십종의 쌀 가공제품을 생산한다.
언제나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는 박태우 대표는 한때 부산지역 60%, 울산지역 80% 정도 가까이 급식시장을 장악하기도 했었다. 현재는 30% 정도까지 떨어졌지만 품질만은 최고를 고수하며 위생적인 설비를 갖추고 전국 1200개 학교에 납품하고 있다. 처음 함양지역에 공장 문을 열었을 때는 지역 쌀 3000톤을 쓰는 것이 목표였지만 아직까지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는 “함양지역의 모든 것이 다 비싼 것 같다. 쌀값도 다른 지역보다 비싸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꾸준하게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올해는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17농가에서 10㏊규모 농지에서 생산한 쌀 60톤을 전량 납품받기도 했다.
식문화가 변하면서 쌀 소비는 물론 쌀 가공식품의 소비도 줄어들고 있다. 하얀햇살에서 가공되는 떡국과 떡볶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태우 대표는 “아직까지 한국 사람들은 냉동음식을 꺼린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먹는 음식은 절대 상온에서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까지 냉장이나 냉동식품은 잘 먹지 않는다.”라며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냉장 냉동을 해야만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함양에 터를 잡을 당시만 해도 큰 포부를 가졌었지만 힘들어지는 회사 사정으로 그 꿈들은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는 회사 한 곳에 ‘우리쌀 문화 체험관’을 만들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들을 통해 우리쌀의 소중함을 알려 나갈 계획이었다.
브랜드 ‘하얀햇살’을 사용한지는 10여년이 흘렀다. 최초 2002년 사용한 이래 꾸준하게 신뢰를 쌓아 급식업계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 하얀햇살. 그는 “하루아침에 그동안 쌓아 올린 신뢰가 무너질까봐 언제나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벤처농업대학 2기 졸업생으로 (사)한국농업CEO연합회 회원, 그리고 한국급식산업협회 부회장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농산물과 농산물 가공에 너무 앞서가다 보니 고생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초 부산에서 사업을 하다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함양에 터를 잡은 박태우 대표. 처음 와서 무농약 떡과 떡볶이를 만들었는데 일반 것들과의 가격 경쟁력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학교급식에서도 무농약 제품을 쓰려고 하지만 정작 가격을 맞춰 주지 못한다. 정상적인 무농약 쌀을 옳은 가격을 주고 사들여, 제품을 생산하니 많은 어려움이 있다. 무농약으로 나온 조금은 질이 떨어지는 쌀을 사용하면 이윤이 남을 것인데 힘들다.”라고 말했다.
매일 현장에서 일하다보니 외부로 나가 비즈니스를 할 시간마저 부족하다는 박태우 대표.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다는 그는 “예전 함양 공장이 없을 때는 현장에서 일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함양에서는 내가 일을 하지 않으면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라며 다시 현장으로 발길을 재촉했다.강대용 기자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