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성전 건립을 추진하는 유림측과 강하게 반발하는 기독교계가 갈등 해소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도로 확장을 위해 철거됐던 단군성전에 대한 적절한 보상, 그리고 예산 지원 없이 유림측에서 단군성전을 건립하는 것은 막지 않기로 했다.
함양군은 지난 12월9일 오후2시 함양군청 소회의실에서 유림측과 기독교계가 한자리에 모여 단군전 건립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정한록 부군수의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유림측 대표로 박종근 전 군의회의장, 김태균 함양유도회장, 김정식 전 교장, 하도훈 국사문화연구원장, 김창수 전 새마을 중앙교육원 교수, 정문상 전 교장 등이 참여했으며, 기독교계에서는 박성근 마천창원교회 목사, 백믿음터 상내백교회 목사, 최흥호 화흥교회 목사, 고태식 한들교회 목사, 전영한 함양중앙교회 목사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가 시작되자 유림측에서는 군에서 도로를 만들기 위해 철거했던 것으로 당연히 원상복구 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기독교계에서는 특정 종교를 위해 군 부지와 예산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유림측 대표발언을 한 박종근 전 군의회 의장은 “함양 단군성전은 지난 59년 밀양 천진궁에서 영정을 모셔와 이후 제를 지냈으며, 70년도 도시계획에 의해 철거된 것이다. 군에서 도로를 내는 일이어서 협조해 철거된 것으로 이후 건립 추진했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지금까지 건립을 못하고 옥상에 모셨다. 군에서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라며 건립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박성근 목사는 기독교계 대표발언을 통해 “군에서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공문을 통해 단군전 건립을 않겠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군행정의 최고책임자가 바뀔 때마다 조삼모사 식으로 왜 바뀌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정 종교를 위한 편파 행정으로 군민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군민의 종교간 갈등을 초래하는 것이다”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후 유림측에서는 단군성전 건립이 특정 종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조를 모시는 것으로 행정에서 철거했으니 다시 지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을 폈으며, 기독교계에서는 단군성전 자체가 특정 종교로 밖에 볼 수 없으므로 행정에서 특정 종교를 위해 예산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맞섰다. 아울러 유림측에서 사유지에 군비 등의 부담 없이 자력으로 건립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으며, 당시 복원에 대한 내용 등 확인할 수 있는 문서와 함께 보상 시효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간담회가 달아오르자 정한록 부군수는 “기존 단군성전이 군에 의해 도로확장으로 철거됐던 것으로 당시에 보상이 이뤄졌어야 했다. 세월이 지났어도 보상이 필요하다. 되도록이면 예산 범위 내에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라며 “행정에서 보상에 대한 정당한 권리와 시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라며 이날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단군성전 건립을 놓고 유림 측에서는 지난해 9월 15일 군민 등 2722명이 서명한 단군성전 건립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맞서 기독교연합회에서는 올해 4월17일 2352명이 서명한 반대 건의서를 제출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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