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울던 아이가 호랑이가 온다 해도 울음을 그치지 않다가 곶감을 준다고 하니 울음을 그치더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 맛나다는 곶감~ 요즘 함양지역에서는 곶감 깎기에 정신없이 바쁜 철인것 같아요. 고종임금님께 진상품으로 올렸다는 고종시 곶감이 특히 유명하더군요. 저희 집도 곶감 깎는 일에 온 가족들이 매달려 일하고 있답니다. 이제 7개월 된 아기를 감 컨테이너 바구니에 두고 일을 하려니 참 어렵고 힘든 곶감작업이었는데...
며칠 전에는 함양군 보건소 직원분들과 휴천면사무소 직원분들이 나오셔서 곶감 깎는 일에 도와 주셔서 정말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답니다. 요즘 날씨 탓으로 곶감 피해농가가 많아서 군수님 특별 지시로 함양군전체 곶감 피해 농가에 대민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동네 할머니들이 요즘 공무원들은 참 잘한다고 칭찬이 많으세요. 예전엔 공무원이 상전이었는데... 라고도 하시더라고요. 온풍기 선풍기 등의 보조사업 지원도 하고, 융자 지원도 한다고 하는데 함양지역에는 대형 선풍기가 동이 나서 구입할 수가 없어서 저희 집도 이장님 집에서 선풍기를 빌려서 바람으로 습기를 제거하여 왔는데 이제 날씨가 추워지고 습한 기운이 조금 물러간 듯 하여 곶감이 잘 말려질 것 같아요.
이제 7만개 정도를 깎고, 아직 저장고에 있는 13만개정도를 더 깎아야 되는데 깎아도 깎아도 끝없이 이어지는 반복된 일에 어떨 땐 지겨움을 느낄 때도 있답니다. 감을 다 깎고 나면 또 완성된 곶감을 다듬고 포장하고... 휴~~~한숨이 절로 나오네요.
네팔에서 온 남동생이 함께 일하면서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데, 남편은 “저 속내가 궁금하다”고 하더군요. 네팔에서는 특히 겨울엔 일이 없어 노는 일이 많은데, 한국에서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힘든 일을 끝없이 하는데 어찌 힘들다는 내색도 하지 않는지 궁금해 하면서 물어보더군요.한국에서 8년을 살아온 저도 힘들어하는데 왜 동생인들 힘들지 않겠어요. 아마도 동생은 한국에서 돈 버는 일이 정말 힘들고 한국인의 부지런함을 새삼 배우고 있을 것 같아요. 한국인의 부지런함과 돈 버는 아이디어를 배워가길 바라는 남편과 돈을 많이 가져가길 바라는 저의 바램 두 가지를 남동생이 어떻게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한국에서 네팔로 떠날 때 그때 물어보고 싶네요.
이제 1개월 후면 떠날 남동생. 남동생의 얼굴엔 아빠도 엄마도 오빠들도 언니도 고모도, 온 가족의 얼굴들이 보인답니다. 남동생의 어깨엔 그 모든 가족들의 꿈과 희망과 의지하는 마음들도 담겨 있고. 한국에만 오면 부자가 되어서 돌아간다고 믿는 네팔의 가족 친척들, 남동생에게 무엇을 안겨서 돌려 보내야할지 돌아갈 날짜가 다가올수록 걱정이 많네요.
잘사는 나라 대한민국. 60년대까지는 네팔이 오히려 한국보다 잘살았다고 하는데 그런 이야기가 너무 멀게만 느껴지고 고향 네팔, 나의 가족들, 소망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주간함양 모든 독자분들 힘내세요. ~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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