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발효음식을 대표하는 식품 중에 하나인 김장은 늦가을 찬 서리를 맞은 배추와 무를 사용하여 고춧가루, 마늘, 파, 등 갖은 천연양념으로 담근다. 김장김치와 동치미는 겨우내 우리 식단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함양지역의 무배추는 단단하면서도 맛이 있어 아삭아삭한 맛이 오래 유지되어, 절임배추는 물론 김치로도 많이 판매되고 있어 농가소득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여름농작물의 거두고 후작으로 심는 김장용 무배추는 가정마다 넉넉하게 심는 것이 보통이다. 씨를 뿌리는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나누어줄 요량이었기 때문에 한포기 한포기에 배려하고 나누어 주려는 정이 담겨있기 때문에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아주 맛이 있을 것 같다. 이맘 때면 연례행사처럼 함양군의 각종 여성단체 등에서는 회원들이 직접 담은 김장김치를 불우이웃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는데,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보면 아주 어려운 일인 것 같은데, 김장 나누어 주기 봉사활동처럼 우리 주위에는 무엇인가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있다. 찬바람이 불고 김장이 시작되면서 이웃집끼리 한 포기씩 나누어 먹는 재미도 있는데, 나누어 먹는 이 행위 자체가 어쩌면 봉사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요즘을 고령화 시대를 넘어 백세 시대라고 하는데, 오래사는 유형에도 트렌드가 있다고 한다. 가령 예전에는 “건강하게 오래살자” 였고, 그 이후에는 “건강하게 즐기면서 살자” 였는데, 이제는 “건강하게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면서 살자”로 고령화시대에 걸맞게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허리가 땅에 닿을 듯 기어 다니시다 시피 하면서 어머니가 텃밭에 온갖 정성을 들여 가꾼 무 배추는, 전문농부가 지은 것보다 더 알차고 살이 토실한 것이 그냥 생으로 먹어도 맛과 향이 그만이다. 평생을 자식위해 봉사해 오신 분이다. 두 달 가까이 병원에 계시는 친정아버지가 심어놓으신 배추 몇 포기를 쓸데없이 심었다고 핀잔을 주면서도, 지난밤에 내린 눈으로 괜찮을지 걱정하는 아내를 보고, 원래 가을 무 배추는 서리를 맞고 눈을 맞아야 제 맛이 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집 저집에서 나누어 준 김치가 겨우내 우리들의 식탁에 오를 때 마다 조금씩 익어가듯 오순도순 저마다의 이야기도 함께 익어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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