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데 있나니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노라(누가복음 5:31-32) 가을초입에 복통으로 심하게 고생한 적이 있다. 지인의 사랑으로 귀한 음식을 먹었는데, 그것이 원인인지는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다음날 온 몸이 알레르기로 인해 가렵고, 붓고,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급히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고 나은 듯하였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 왔다. 그런데 사흘인가 나흘인가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뱃속에 전쟁이... 찢어지는 고통도 아니고, 꼬이는 고통도 아니고, 파이는 고통도 아니고, 찌르는 고통도 아니다. 토사도 없다. 구토도 없다. 그런데 아프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이 뱃속 전체에 파도쳐 왔다. 망치로 두들겨 맞는 것 같은 통증이다. 온몸에 땀이 흐르고, 한바탕 폭풍우가 지나면 기진맥진하였다. 함양 J병원에서 장염 같다며 처방을 하였고, 일주일이면 사라질 것이라 한다. 분명히 거기서 알레르기가 있었고 치료를 받았었다고 말했으며, 그 후에 온 복통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의사는 단순히 장염으로만 추측성 진단을 하였고 처방을 하였다. 시간이 가도 차도는 없고 복통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는 듯 하였다. 이제는 속이 쓰리는 송곳으로 찌르거나 긁어내는 것 같은 아픔이다. H병원에 갔더니 위궤양이거나 아니면 위염이라 하는데, 역시 거기서도 알레르기 증상을 얘기했으나 의사는 간과해버린다. 전쟁은 계속되었다. 음식을 먹으면 그 즉시 아프다는 것을 알고서는 아예 먹지 않았다. 나름대로 야채스프를 먹어보기도 하였고, 과일만 먹어보기도 하였다. 무엇이든지 먹으면 온몸을 휘감는 통증에 시달렸다. 그런데 바나나는 조금씩 조심스럽게 먹는데 통증이 없다. 그렇게 바나나로 연명하면서 행여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견뎠다. 그렇게 3주가 지나고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진주 한일병원으로 가서 다시 진료를 받았다. 거기서도 분명히 알레르기 치료를 받았다고 얘기했으나 의사는 단순 장염정도의 처방으로 한 것 같았다. 그러면 왜 20일이 지나도 그대로냐고 하였더니 한달 이상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믿고 왔는데 복통은 잦아들지 않았다. 급히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다시 달려갔다. 보호자랍시고 고2 아들을 대동하고. 의사에게 할 수 있는 검사 다하고 처방을 하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피검사, 엑스레이, 내시경,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다 정상. 딱 한가지 알레르기 수치가 높다는 것이다. 웃음이 나온다. 약 한번 먹고 모든 고통은 사라지고 음식을 먹는 일에 자유롭게 되었다. 그리고 3일 약 먹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의사도 특이한 경우라고 한다. 어이가 없다고 해야 하나? 이 일을 겪으면서 깨달은 것이 많다. 원인을 잘 분석해야 한다. 잘 들어야 한다. 다시 또 되짚어 보아야 한다.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이기에 더욱 더 신중해야 한다. 대충 처방하면 안 될 것이다. 환자는 또 얼마나 그렇게 속절없이 병에 노출되어 심하게 아픔을 겪어야 했는가? 목회는 영혼을 다룬다, 영생의 길을 안내한다. 모든 인생문제의 원인인 죄를 해결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처방한다. 그의 피가 죄를 씻기고, 회복을 이룬다. 그래서 더욱 진중해야, 진단과 분석, 판단과 처방을 바르게 해야 할 것이다. 대충보지 말자! 대층 듣지 말자! 대충 판단하지 말자! 쉽게 말하지 말자! 아! 나는 언제나 나 자신에게라도 흡족한 목사가 될까?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할까? 오늘도 나는 그 무거움을 어깨에 짊어지고 한걸음 한걸음 주님 가신 그 길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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