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꿈을 안고 함양으로 귀농하는 사람들. 그들은 어떤 꿈을 꾸며 이곳 함양이라는 곳으로 귀농했을까? 아름다운 자연, 여유로운 생활, 평온한 삶, 농부의 마음 등 다양한 이유로 귀농을 선택했을 것이다. 귀농인들 저마다 사연은 있겠지만 서하면의 귀농 4년차 신근수·귄민아 부부의 특별하면서도 즐거운 귀농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한창 곶감 작업으로 바쁜 신근수·권민아 부부. 곶감농가들은 올해 잦은 비와 이상고온 등으로 감 빠짐 현상이 심해져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어 이들 부부를 찾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서하면 오현마을의 부부가 함께하는 사과 과수원 ‘햇터농장’을 찾았던 날도 주룩주룩 비가 내렸다. 과수원 앞에서 ‘대풍’과 ‘풍년’ 두 마리의 풍산개가 가장 먼저 반겼다. 곶감 작업에 한창이던 신근수씨가 바쁜 와중에도 반갑게 맞았다. “올해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 걱정입니다. 저는 다른 농가들보다 늦게 깎기 시작해 조금은 피해가 덜 하지만 다른 농가들은 피해가 커 걱정이 태산입니다” 서하면 곶감작목반 총무를 맞고 있는 신씨는 200여 서하면 곶감 농가들의 걱정까지 함께했다.
신근수씨 부부가 함양 서하에 터를 잡은 지도 4년이 지났다. 맨몸으로 내려와 온갖 마을의 잡일을 도맡으며, 그러면서도 농촌이 좋아 온 가족이 함께 귀농한 농업인. “이제는 농사일이 힘든 것은 많이 없습니다. 즐겁게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의 이력은 아주 많이 특별하다. 20살 나이에 캠퍼스에서 만나 연예를 시작해 미국 유학, 그리고 그곳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던 이들은 미국 생활 14년을 청산하고 한국행을 택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한국이 그리워서였다. 그리고 한국 서울에서의 생활은 너무나 삭막했다. 그는 “미국에서의 생활은 그래도 여유가 있었지만 서울 생활은 적응하기에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쌓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그의 어머니 고향이었던 안의에 어린 시절 놀러왔던 기억을 살려 2012년 여름휴가기간 서하면의 화림동 계곡에 찾았다 이곳의 경치에 반했다. 신씨는 “아내와 함께 우리 이런 곳에서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둘 다 똑같은 생각이었지요.” 무작정은 아니지만 그들의 귀농일기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서울이 고향인 그로서는 농사일은 처음으로 모든 것이 낯설 수밖에 없었다. “처음 접해보는 농사일은 힘들었지만 70~80 나이 드신 어르신들도 거뜬하게 하시는데 젊은 제가 힘들다고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배운다는 생각으로 그냥 막무가내로 일했습니다.” 그는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다. 마을 아주머니들과 양파수확 작업도 함께하고 감자캐기, 사과농사, 벼 수확, 감따기, 곶감 만들기 등 많은 농사일들을 직접 하면서 배워 나갔다. 귀농을 했으니 주작목이 필요했다. “가장 주력작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사과와 곶감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초보 농사꾼이 쉽게 배우고 접할 수 있는 것이 지역의 주력작물이니까요” 현재 이들 부부는 사과 3500평, 감 2000평, 그리고 곶감이 주력작목이다. 그는 “시골에서는 만능이 되어야 하더군요. 아직도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마을 속에 녹아들어 서하면민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그는 서하면 곶감작목반 총무라는 직함 이외에도 지역의 청년회, 방범대, 소방대, 자율봉사대 등 무수한 단체에 가입되어 지역 주민으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내인 권민아씨도 항상 남편과 함께 농사일을 한다. “가장 속상한 것이 남편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라며 구박할 때예요. 아직은 서툴 수밖에 없는데 계속 구박해요” 미국과 서울 생활에 젖어 있을 이들에게 함양 시골의 삶이 불편할 것 같지만 게의치 않는다. “여기는 미국과 한국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어요. 도시의 복잡한 것이 없이 좋은 자연환경을 느끼면서 마음껏 우리나라 음식을 먹을 수 있잖아요.” 자녀들의 공부에 대해서는 “저희도 공부 많이 했지만 지금 농사짓고 있잖아요. 아이들에게는 밝게 자랄 수 있는 인성 교육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조금은 불편할 것 같은 농촌의 생활이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항상 즐겁게 생활하는 신근수·권민아 부부. “경제적인 것으로는 비교될 수 없지만 다 얻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 앞에서 아쉬운 소리 하지 않을 정도의 돈만 있으면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오늘도 신근수·권민아 부부와 동훈(10), 수아(7), 지후(3) 3명의 자녀들이 함께 행복한 농촌일기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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