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2015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함양 명가원의 ‘담솔’이 리큐르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담솔은 2010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최우수상, 그리고 2013년 우수상에 이어 올해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담솔은 솔송주를 증류한 것으로 수백년 종가에서 내려온 전통주이기도 하다. 이 같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솔송주는 무형문화재 제35호이자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7호인 박흥선(명가원 대표) 명인이 빚고 있는 술이다. 지곡면 개평마을 명가원에서 생산되는 ‘솔송주’는 함양의 명문가 하동 정씨 가문에서 500년 이상 이어져 온 가양주로서 박흥선 명인이 전수 받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주로 만들어냈다.
박흥선 명인은 “시집와서 보니 집안에 술독이 가득했습니다. 예전부터 술을 잘 빚으셨던 시어머니로부터 가양주의 비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예전부터 집안에 솔송주를 얻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같이 인기가 높았던 솔송주의 맛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박흥선 명인은 1996년에 큰 결심을 하고 개평마을 인근에 ‘지리산 솔송주’를 설립했다. 이때부터 솔송주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형 술도가는 집에서 소량씩 만들던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박 명인은 “처음에는 숙성되는 온도를 제대로 잡지 못해 애를 먹었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늦은 밤까지 일하고, 공부를 해가며 지금의 솔송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명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지리산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생산되는 쌀과 물, 그리고 노력을 통해 터득한 기술에 정성까지 더해지면서 솔송주의 인기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열린 남북정상회담의 공식 만찬주였고, 2008년 람사르총회 때는 공식 건배주로 명성을 얻었다. 또한 홍콩 싱가포르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 수출길을 열기도 했다.
전통주를 만들어가는 이들은 아직도 상당히 어렵고 험난한 길을 걷는다. 박흥선 명인은 “우리의 전통술을 만드는 사람들은 모두가 애국자들입니다. 그만큼 만들기도 어렵고, 성공하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입니다”라며 현실을 이야기했다.
최근에는 단순한 제조와 판매를 넘어 일반인들이 직접 체험하고 시음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명가원은 농림부에서 추진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되었다. 유럽지역의 유명한 포도주 농장인 와이너리(Winery)에서의 체험과 시음처럼 명가원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우리 술의 우수함을 알리고 직접 견학하고, 체험하고 맛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는 것이다. 박 명인은 “제조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우리술을 이용한 칵테일도 시음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술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가원에서 만드는 전통주는 솔송주와 담솔 이외에도 복분자주를 비롯해 녹파주도 생산한다. 솔송주(13도)는 소나무순과 찹쌀, 솔잎으로 만들어진 전통주고, 담솔(40도)은 솔송주를 증류해 2년간 저온숙성 시킨 술이다. 녹파주(15도)는 양반층에서만 마실 수 있는 고급약주였고 푸른빛을 띠는 모양새가 거울에 비친 푸른 파도 같다고 해서 불리어진다. 이 모두가 박흥선 명인의 계속되는 전통주에 대한 사랑과 노력의 결실이다.
박흥선 명인은 “상을 받고 명인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책임감이 더욱 커진 것 같습니다.라며 “싸구려는 절대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돈 욕심 내지 않고 술의 질에 승부를 걸겠습니다.”라고 우리술 전통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을 자신했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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