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700m 청정지역 지리산골 함양에 수만마리의 철갑상어가 노닐고 있다.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함양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이야기다. 서하면 운곡리 백운산 아래 해발 700m 고지에 위치한 함양군철갑상어영어조합. 약 1만㎡ 규모에 3만5000마리의 철갑상어가 힘차게 헤엄친다. 세계 3대 진미의 하나로 꼽히는 거위 간인 푸아그라, 송로버섯인 트러플과 함께 철갑상어의 알 캐비아(Caviar)는 엄청난 고가의 식재료로 꼽힌다. 영어조합 이순철 이사는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아는 그 희귀성만큼이나 고가로 거래되는 식재료입니다. 생산만 할 수 있다면 없어서 못 파는 정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형호텔이나 국제행사 만찬, 청와대 만찬 등에서 철갑상어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영어조합은 2009년부터 철갑상어 양식을 시작해 현재 3만5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 정도 사육 규모는 전국 최대이다. 이순철 이사는 이곳 양식장의 일을 도맡아 진행한다.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 받아 대학에서도 관련 학과를 졸업하는 등 착실하게 일을 하며 배워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비 11억여 원으로 1898㎡ 규모의 양식장과 315.52㎡의 캐비아 가공시설 및 관리사 건물을 설치했다. 새롭게 만들어진 양식장은 24개의 대형 8각 수조가 줄지어 서 있다. 한 곳당 600마리 가량의 철갑상어 치어들이 살아갈 장소다. 이곳 이외에도 처음 시작했던 양식장을 비롯해 줄지어 선 3동의 양식장에는 지난 8년 동안의 노력의 산물인 철갑상어들이 힘차게 헤엄치고 있다. 캐비아 가공시설은 현재 완벽하게 HACCP(해썹) 기준에 맞춰 만들어져 국내는 물론 국외 경쟁력까지 갖춰졌다. 해발고도 700m까지 어떻게 물을 공급할까. 다행히 철갑상어는 담수어종으로 일반 물에서 살아갈 수 있어 지하수를 이용해 사육한다. 사용한 물은 여러 단계의 정수 과정을 거쳐 재활용 된다. 또한 냉수어종인 철갑상어는 한겨울 함양의 추위도 견뎌 낼 정도로 튼튼하다. 이곳에서는 러시안 철갑상어와 시베리안 철갑상어 등 2종류가 함께 사육된다. 시베리안의 경우 8년까지 키워야 캐비아의 생산이 가능하다. 러시안은 10년이다. 이순철 이사는 “캐비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8년이나 10년을 사육해야 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키워야 하니 당연히 자금 회전이 될 수 없고 그래서 철갑상어를 키우기가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캐비아를 빼 내고 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철갑상어는 엑기스를 낸다. 철갑상어에는 셀레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면역력 증가, 정자생성 향상, 조기유산 억제 등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임신한 여성이나 스포츠 선수들에게 인기가 아주 높다. 최근에는 로드fc(격투기) 선수들에게 후원하며 그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철갑상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인 ‘CITES 2’에 속하는 어종으로 국내 수입·수출시 허가서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영어조합에서는 국내외 거래가 가능한 이력서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소규모 양식장에서는 꿈도 꾸지 못한다. 영어조합에서는 한국산학연협회 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철갑상어 콜라겐 및 캐비어를 활용한 주름 개선 화장품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내년께 시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철갑상어 건강식품도 어육진액에 이어 내년부터는 캐비어 가공품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철갑상어를 이용한 6차산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단순 판매에서 벗어나 관광객들이 직접 철갑상어를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체험의 장으로서 양식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순철 이사는 “아직까지 진입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지만 진입로를 비롯한 기반시설이 갖춰진다면 6차산업과 연계해 함양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현재 함양군철갑상어영어조합에서는 여수와 제주의 한화 아쿠아 플레닛,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등에 무상으로 철갑상어를 지원해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철갑상어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철갑상어 양식장이자, 국내외 거래가 가능한 이력서를 보유한 영어조합의 위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순철 이사는 “아무나 할 수 없기에 철갑상어 사업을 시작하였고 이제는 대한민국 내에 최대 규모의 그리고 최고의 철갑상어 양어장으로 발돋음 하려고 합니다.”라며 “언제나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신뢰가는 제품으로 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