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나 닌자를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 아메리카 사람들도 알고 아프리카 사람들도 안다. 어른들도 알고 아이들도 안다. 그것도 아주 긍정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사무라이 경영학이 나오고 닌자 게임이 나오는 것 아닌가. 사무라이가 대체 무엇인가? 다 아는 것처럼 사무라이는 일본 봉건시대의 칼잡이 계급에 다름 아니다. 닌자는 또 무엇인가? 에도 시대, 암살이나 침투 또는 첩보활동을 하는 일종의 특수군 집단을 일컫는 말 아닌가. 그런데 이것이 일류(日流)를 전 세계에 확산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스시와 더불어 일본의 국가대표 문화상품이 된 것이다. 선비는 누가 아나? 아메리카는커녕 대한민국 사람들도 잘 모른다. 선비라는 말이야 들어봤겠지만, 선비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선비문화를 이해하거나 선비정신을 실행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선비의 이미지는 어떨까? 학자, 고리타분함, 가난함, 청렴, 예의, 염치, 안빈낙도... 아마 이런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원래 선비는 학문에 정진하고, 그 학문을 바탕으로 벼슬길에 나아가기도 하고, 또는 지역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예와 의에 충실하여 올곧게 살면서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하는 조선시대 양반 계급을 말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선비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 바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고장 함양이다. 선비유적이, 선비문화가, 선비정신이 우리 고장 함양에 있는 것이다. 그것도 지천으로 있다, 노다지로 있다. 정수(精髓)로 있다. 함양을 대표하는 11인의 선비를 비롯하여, 서원, 향교, 정자, 고택이 즐비하다. 오죽하면 좌안동 우함양이었겠는가. 우리는 노다지로 있으니까 공기처럼 그 귀함을 못 느끼겠지만 사실 이런 보물이 또 없다. 선비유적에 선비문화에 선비정신까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울러 갖추고 있으니, 알고 보면 우리 고장 함양은 참 복받은 곳이다. 갈고 닦기만 하면, 꿰어주기만 하면, 도저히 누가 새로 만들 수도, 넘볼 수도 없는 우리 함양의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빈부차는 갈수록 커지고, 환경은 점점 오염되어가는 이 혼탁한 천민자본주의의 세상에서, 인류를 제대로 구할 가치나 덕목은 무엇일까? 바로 선비문화요, 선비정신이다. 에도 시대의 닌자가 이 세상을 첩보 활동과 암살 작전으로 구할 것인가? 학문에 정진하면서 청빈한 삶을 구현한 함양 선비가 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풍류도 즐기고, 환경도 살리고, 부패도 방지하는 세계정신이 될 수 있는 것이 선비정신이다. 그야말로 막장으로 가고 있는 전 지구적 상황을 타개하는 데 가장 필요한 가치가 바로 선비정신에 있는 것이다. 이걸 제대로 살려야 함양이 뜬다. 함양이 대한민국 정신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전 세계로 선비정신문화를 수출할 수 있다. 진정한 한류(韓流)의 새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요즘 말로 대박 득템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두(一蠹) 사상을 재조명하고, 최치원 선생을 기리고, 또 이번에 처음으로 함양에서 선비문화축제를 개최한 것은 정말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늦어도 아주 늦었지만 말이다. 물론 영주나 풍기 그리고 안동은 나름대로 ‘선비’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고리타분하고 원대한 비전이 없어 보인다. 시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선비문화로 꽃피울 필요가 있다. 다분히 권력지향의 안동 선비보다 수신제가(修身齊家) 실천지향의 함양 선비가 요즘 시대정신에 더 맞다. 선비정신이 세계를 힐링할 수 있다. 유학의 본산인 중국에도 역수출하고 닌자 문화의 일본에도 수출하자. 에도 닌자보다 함양 선비가 훨씬 낫다. 그러려면 우리부터 선비정신에 충일(充溢)해야 한다. 선비문화를 되살려야 한다. 선비도시, 선비축제, 선비마라톤, 선비풍류, 선비영화, 선비게임, 선비생태학, 선비경제학... ‘선비’가 우리 함양의 살 길이요, 미래의 먹거리다. 우리 함양에선 ‘선비’가 ‘삼성전자’보다 더 좋은 것이다. 함양 Seonbi가 4만 인구 붕괴 문제, 3만불 군민소득 달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이참에 Seonbinism도 창달(暢達)하여 함양을 전 세계인의 정신문화 성지로 만들어보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