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지역에 뚜렷한 행적이 남아있는 목은 이색과 사숙재 강희맹을 재조명하는 학술회의가 마련됐다.
함양문화원(원장 김흥식)은 10월15일 오후2시 함양 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목은의 사상과 사숙재의 시작(詩作)활동`을 주제로 고려후기 대표 유학자인 목은 이색과 조선 전기 대표 관각문인 사숙재 강희맹 선생을 재조명하는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문화원은 해마다 조선선비의 사상을 재조명하는 학술회의를 열어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은 물론 선비의 고장 함양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1부 주제발표와 2부 종합토론으로 나눠 진행된 이날 학술회의에는 임창호 군수와 황태진 의장, 김성진 전 문화원장, 박순복 예총회장, 노재용 함양향교 전교, 박원택 안의향교 전교, 김태균 함양유도회장, 여규상 노인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했으며, 목은 선생의 후손인 한산이씨 대종회와 사숙재 선생의 후손인 진주강씨 종친회에서도 참석했다.
1부 주제발표에서는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최일범 교수가 `목은 이색의 사상과 도통(道統)`을 주제로 목은의 사상과 불교관, 도통문제 등을 풀어냈다.
`함양에 전하는 목은의 유적과 설화의 상징성`을 부제로 최 교수는 유림면 국계마을에 우거하며 수학하던 `제계서재`, 그리고 인근의 목은의 무덤, 앞들인 목은들(이색들), 낚시터 등 함양지역에 남아있는 목은의 유적과 설화 등 발자취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고려사 등에 나타나는 목은의 기록들을 통해 그 기록이 과연 정확한 것인지, 목은에 대한 비판은 정당한 것인지, 오늘날 목은을 새롭게 해설할 여지는 없는 것인지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최일범 교수는 "목은이 함양에 우거했는지 아닌지는 지금으로는 명백히 밝힐 자료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런데 함양에 전해오는 목은의 유적과 설화는 우리로하여금 목은을 전면적으로 되돌아보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문대학교 국문학과 구지현 교수는 `사숙재 강희맹의 함양에서의 시작 활동`을 주제로 사숙재 강희맹과 함양의 관련성, 함양에서의 문학활동을 조명했다. 그는 강희맹이 함양에 있는 동안 문집 <진산세고(晉山世稿)>를 펴낸 점, 여기에는 당시 함양 군수였던 점필재 김종직(1431~1492)에 힘입은 바가 컸다는 점, 김종직과 시로 공감한 기록 등을 통해 함양에서의 문학 활동을 살펴본다. 강희맹은 `경국대전` `국조오례의` `동문선` 등 많은 관찬서를 내면서도 농학서라 할 수 있는 `금양잡록`, 시골 노인들의 애기를 모아놓은 `촌담해이` 등을 저술, 관인문학의 고답적인 자세를 파괴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구지현 교수는 "함양에서의 생활은 관직 생활의 틈을 타 잠시 다녀가던 금양의 별장과는 달리 중앙에서 떨어져 전원생활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라며 "2~3년간의 짧은 기간이었으나 함양은 강희맹의 전원생활 시를 창작한 공간으로 의미 있는 문학적 공간이었다"라고 말했다.
2부 종합토론 시간에는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윤호진 교수가 좌장으로,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이영숙 박사와 진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강동욱 박사가 토론자로 참석해 종합토론을 펼쳤다.
김흥식 문화원장은 "선현들의 학문과 사상, 업적을 되돌아보고 우리 군에 끼친 영향, 현대적 의미에 대해 고찰해보는 뜻깊은 시간"이라며 "우리 함양과 관련된 분들을 조사하고 분석, 발굴하는 좋은 기회로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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