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은 가을을 맞아 ‘1마을 1축제’ 정책에 따라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만족할만한 주제있는 다양한 축제가 시작되었다. 시월 한달동안 마을별로 잔치 5가지를 주말마다 마련하여 성공적인 농촌마을축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시월의 첫주에 시작된 선비문화탐방로 걷기대회에 참가하였다. 선비문화와 아름다운 자연풍광이 어우러진 화림동 계곡속으로 친구들과 들뜬 마음으로 걸어보았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과거로의 여행’이라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고 테마가 있는 축제라 더 오감을 자극한다. 농월정에서 출발하여 서하 봉전마을 다볕자연학교 축제장까지 두어시간 거리를 걸었다. 좁은 오솔길 속으로 들어서자 빗물 머금은 갈색 낙엽이 융단처럼 깔려서 사뿐히 밟으니 콧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상큼한 가을의 정취가 묻어나고 너럭바위에 흐르는 물줄기 소리 따라 부서지는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인다. 얼마 전 복원된 농월정을 바라보며 걷노라니 옛 선비들의 멋스런 풍류와 절기가 느껴진다. 달 밝은 밤에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비치는 달빛에 취하여 누구든 물속으로 걸어 들어갈 듯하다. 햇살 속으로 빠져나오자 아름드리 소나무 숲속으로 이어진다. 강가에 비스듬히 드러누운 소나무 두 그루 사이로 하늘보다 더 파랗고 시린 강물이 바위 두개를 품고 자연의 운치를 선사한다. 인위적으로 보태지 않고 그냥 태곳적 신비 그대로 보존되고 자연스러움 그거야말로 진짜 자연이 아닐런지 싶다.
솔향으로 가득한 소나무 숲속을 걷는 여인들의 뒤태가 너무 아름답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누르고 재빠르게 따라 걸었다. 모퉁이 끄트머리가 보일 듯 말 듯한 길 위로 별천지가 이어진다. 더운 여름날 잘 견디고 속을 꽉 채우고 여문 알밤도 터지고 오지게 달린 감나무 가지가 무게를 못 이겨 휘어진 모습을 보니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수확의 계절에 황금들녘엔 자연이 선사한 선물이 보물처럼 쌓여 있어 기분 좋았다. 한가로운 강태공이 강물을 응시하며 속세를 잊고 여유로움을 즐기고 고즈넉한 정자에서 가야금 뜯는 소리는 청량하게 산새를 울리고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특별한 산책로이다. 물오른 억새가 바람에 하늘거리고 바람소리 물소리 바스락거리는 가을소리를 담고 잔잔한 은빛 물결 출렁이는 화림계곡 물줄기 따라 깊어가는 가을 속으로 쉼 없이 걸었다.
물 건너 무던히 서있는 동호정에 시선이 꽂히고 군자정과 거연정을 다리위에서 바라보며 아름다운 자연 배경과 잘 어우러진 정자를 감상하면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였다. 구비구비 흐르는 비취색 물위에 무릉도원처럼 떠있는 거연정은 새삼 옛선비들의 풍류와 시 문화를 알게 해주고 정각에 앉아 듣는 대금소리는 신선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옛선비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은 선비탐방로 문화체험은 많은 여운을 남겼다.
지금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품은 함양골에는 축제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행사지만 구경거리 볼거리 먹거리가 마음을 사로잡는 테마여행이라 생각한다. 오봉산 마주보며 좋은 사람들과 산머루향 와인 한잔 나누며 자연의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런지 싶다.
다음주에 열리는 마천 돼지감자와 흑돼지 축제는 주제부터 재미있고 심상치 않다. 마을마다 재미있는 주제와 테마가 있는 내용들로 알찬 가을의 멋진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복잡하고 비싼 입장료 때문에 기분 상할 일도 없고 마음의 힐링과 큰 감동들로 채워주는 내 고향 축제에 관심과 사랑을 준다면 성공적인 축제가 될 것이다. 성공적인 축제를 준비하느라 여러사람이 많은 고생을 한다. 선비탐방로를 걸으면서 작은 오솔길에 정성스레 비질을 해 둔 것을 보고 놀라고 감동이었다. 손님 맞을 준비를 얼마나 정성껏 했는지 지역민들의 마음이 훈훈하게 전해왔다. 그냥 자연 그대로 둘 법도 한데 손님 오시는 길에 옷에 티 하나 붙을까 보아 깨끗하게 단장하고 준비한 마음들이 오는 이의 마음을 기분 좋게 하였다.
쪽빛 하늘 아래 오색빛으로 물든 가을 속으로 나만의 힐링을 원한다면 주변에 가까운 마을축제에 참여해보고 체험과 감동을 느끼면 좋겠다.
시월 한달은 가족과 연인과 지리산 함양골 축제 속으로 들어가 사랑과 감동을 나누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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