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사근산성에서 숨져간 조상들의 원혼을 달랠 수 있는 추모사당이 건립되었습니다. 올해 추모제에는 사당에서 거행됩니다.”
사근산성에서 숨져간 원혼들을 달래는 추모제가 오는 10월12일 개최된다. 추모제에 앞서 10월5일 사근산성추모위원회 성경천 위원장을 만나 올해 추모제의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로 5회째 개최되는 ‘사근산성 추모제’는 지난해까지 수동중학교에서 개최되었지만 올해는 산성 아래 사당이 완공되면서 그곳에서 첫 추모제를 개최하게 됐다. 산근산성 추모제의 격이 현격하게 격상되어진 것이다.
사근산성추모위원회(위원장 성경천)의 주관으로 열리는 추모제는 지난 2011년 첫 추모제를 시작으로 매년 수동중학교 운동장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추모제에서는 전투 중 숨져간 선조들의 넋을 달래는 진혼제와 함께 제(祭)를 올리며 전투에서 숨진 이들의 넋을 기려왔다. 올해는 도비 등 20여억원을 투입해 사당과 함께 추모비, 주차장 등을 완비할 수 있었다. 사당에는 당시 전투에서 숨져간 장군들과 500여명의 위패가 모셔졌다. 또 추모비는 지역 출신 허영자 시인이 직접 추모시를 적어 그 당시의 우국충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됐다. 올해 추모제는 임창호 군수가 초헌관으로, 아헌관은 유족이, 그리고 종헌관은 서울 향우측에서 맡아 제를 지낼 예정이다. 또한 위원회에서는 사당으로 진입하는 도로가 협소해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행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성경천 위원장은 “지역민들의 도움으로 추모 사당 ‘연화사’를 완공할 수 있었다”라며 “사근산성 전투에서 숨진 500인의 위패를 모시고 추모제를 지낼 수 있게 되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근산성은 수동면 화산리 연화산에 돌로 쌓여진 산성으로 조선시대 경상도 지방 14개의 역길을 총괄하던 중심역인 사근역이 있던 곳이며, 호남지방의 곡창지대를 노리는 왜구의 침입을 차단하고 저지했던 교통과 군사상의 요충지였다. 700여 년 전인 고려 말(1380년) 왜장 아지발도가 이끄는 3000여 명의 적과 의연히 맞서 싸우다가 당시 삼도원수 배극렴, 박수경, 배언, 도흥장군 등 500여 명의 병사들과 장군철 함양감무(군수)가 전사한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성경천 위원장은 “사근산성 전투는 그동안 패배한 전투 현장인 ‘패전지성(敗戰之城)’으로 역사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사근산성 전투에서 숨져간 선조들의 넋을 기려야 한다며 추모제를 거행을 군(郡) 등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했었다.”라고 말했다. 성경천 위원장을 비롯한 수동지역 주민들이 앞장서 추모제 개최를 꾸준하게 건의했으며 2011년 이철우 군수의 수동면 초도순시 당시 성 위원장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첫해 추모제가 개최될 수 있었다. 추모제는 사근산성 아래에 위치한 수동중학교에서 매년 개최되어오고 있으며, 그동안 숨진 이들의 넋을 기리는 사당이 없어 아쉬웠으나 수동 출신인 임채호 전 행정부지사의 도움으로 사당 등 추모공원 조성 예산을 만들어 이번에 완공 이후 추모제를 지내게 되었다.
첫 추모제 이후 기쁜 소식도 전해졌다. 배언 장군과 도흥 장군의 후손들이 이곳 추모제 행사에 직접 참여하기 시작했다. 성 위원장은 사근산성 전투에 대해 “이 곳은 신라와 백제의 격전지로서 왕이 명령으로 왜군을 막기 위해 정규군인들이 내려와 격전을 치르다 장렬하게 산화한 곳”이라며 “그 역사적인 현장을 자라나는 학생들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근산성은 1966년 사적 제152호 국가문화재로 지정됐으며 2012년에는 약 7억 5000만원의 사업비로 성곽보수, 탐방로 개설, 성문지 발굴조사 등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근산성의 복원도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성경천 위원장에게는 흡족하지 않다. 우선 산성 내에 있었던 우물과 봉화대, 군막 등의 완전 복원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경천 위원장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체험 교육장이 되어야 하는데 성만 쌓았다고 다 된 것이 아니다. 문화재청에서 정확한 답사를 통해 과거의 모습을 재현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끝으로 성경천 위원장은 “사근산성 전투 당시 군수가 숨진 만큼 군에서 추모제 행사를 맡아 진행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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