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인 원더보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의 겪은 이야기와 소원을 담은 내용으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 여러분 모두가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처음에 제목을 보니 왜 원더보인지 생각을 했다. 원더우먼은 우리를 지켜주는 여자, 슈퍼우먼 같은 존재니까 원더보이도 똑같지만 남자 일꺼라고 생각을 했다. 읽어보니 역시나 남자였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거와는 거리감이 있었다. 우리를 지켜주는 슈퍼맨이랑은 조금 달랐다.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하고, 슬픈 가정환경이 눈에 띄었다.
엄마는 없고, 군인 아빠 뿐이었다. 그런데 아빠가 죽고 대신 원더보이가 살았던 것이었고, 이 사실을 안 원더보이가 슬퍼하는걸 보니 괜시리 내가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났다. 원더보이와 살아계셨던 아버지의 대화에서 자꾸만 눈물이 났다.
아버지는 술을 많이 드시는걸 보고 그만 좀 드셨으면 했는데 그 이유가 엄마를 잊기 위함인 걸 알았을때 안타까웠고, 마음이 아팠고,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웝더보이의 소원은 엄마랑 아빠랑 함께 다 같이 손잡고 놀러가는 사소한 소원이 내 자신이 부끄럽고 반성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소원에 비하면 내소원은 너무나 크기 때문이었다.
처음 군을 원더보이로 만든 건 권대령이었는데 열다섯살이 되던 해에 구사일생으로 기적처럼 살아났다. 그래서 원더보이라고 기사제목으로 붙어져 불러지기 시작했다. 권대령이 말씀하신 것처럼 간절하게 원하면 어떤 기적이라도 일으킨다는 말과 이렇게 불쌍한 존재였나 생각하게 한 원숭이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걸 사람들은 지나쳐 간다는 말이 잘 이해는 가진 않지만 군인에 대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모든 건 지나간다는 것처럼 눈물이란 건 눈을 깨끗이 해주는 체액에 불과하다라는 원더보이의 말에 난 공감이 갔다. 권대령은 보통 군인과는 달리 장발에 사복 차림에 방에도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던 40대 중반 풍채 좋고 이중인격자 아저씨였다. 더비에 유리겔라라는 초능력자가 나왔는데 휘어져라 휘어져라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문지르니까 숟가락이 확 휘어지는 게 신기하면서도 생각만으로 굽힐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만약 이게 속임수일지라도 소원을 자꾸 말하면 진짜 그렇게 된다는 엄마의 말씀이 떠올랐다.
재능개발연구소에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상자 속에 들어 있을 물건 베스트7을 봤는데 징그러운 것들만 뽑아 무서웠지만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초능력을 가진 이만기, 마스터 피터 잭슨이 부러웠다. 나도 이런 초능력 하나 갖고싶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게 만들었다.작가 김연수는 이런 상상 속에 있는 초능력 이야기와 우주에 있는 별 이야기를 해서 뭔가 신비로웠고 개성이 돋보였다. 원더보이의 아빠는 우랑우탄인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신 군인이셔서 멋있다고 생각했고, “우주에는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보았을 때 셀 수 없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별들의 숫자에 비해 인간의 수명은 짧은 시간이라는 걸 생각해보게 되었고, 아이로 태어나 빛으로 죽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했고, 인생의 1초가 그렇게 많은 빛으로 가득했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솔직히 사랑에 대해 아직은 잘 모르지만 사랑이란 게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고, 1980년대 사랑을 알 수 있었다.
“그때 그 사람들 사이를 빠져 나가며 우리가 맞잡은 두 손, 놓치지 않으려고 힘을 주던 그 뼈와 근육과 핏줄 들이 내가 아는 사랑의 거의 전부야. 그것 말고 또 무슨 사랑이 있을까? 다만그 손을 놓을 수 없었다는 사실 말고.”라는 말이 인상 깊어서 복사해서 유리창에 붙여놓고 싶었다.
어느 날 원더보이는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는데 아빠 얘기가 나오니 울컥했다. 자신은 유명인이 되었지만 자신의 아빠는 너무 비극적으로 간첩이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목격해 살인마가 된 채 돌아가셔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면서 불쌍했다. 원더보이인 정훈이는 마음이 따뜻해서 겉으론 아빠를 오해해서 원망하지만 속으론 누구보다 아빠에 대한 믿음이 강하고 아빠를 생각하는 게 난 보였다. 이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 할 순 없지만 왠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난 정훈이를 이해해주고 응원해주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조그마한 소원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까웠다.
어쩌면 군인이라서 더 외롭고 고독한 생활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군인이 멋있고 강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군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원을 말하다 보면 어른이 된다는 말을 이해 못했는데 어른이 돼야 그 거대한 아픔들을 이해할 수 있고, 이겨내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나는 겉으로만 커지는 어른이 아니라 마음과 머리로 커지는 어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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