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한옥을 직접 짓는 것이 붐으로 다가오는 시대. 옛 선조들의 기술이 종합된 전통한옥은 현대인들에게 다가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함양지역에서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황토손벽돌을 만드는 이들을 만났다. 함양읍 난평리 도로변 황토문화연구소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이곳은 이정훈 대표와 황토문화연구소 송시덕 소장의 일터로 이들의 손을 통해 전통 방식의 황토 손벽돌이 만드는 곳이다. 약 2년 전부터 정착할 곳을 물색하기 위해 전국을 돌다 함양의 좋은 황토와 자연에 반해 터를 잡은 송시덕 소장. 그리고 이정훈 대표가 함양에 자리를 잡은 것은 더욱 거슬러 올라간다. 약 20년 전 산약초에 빠지면서 지리산 자락 함양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2년 전 두 사람은 인연이 맺어지면서 지난해 11월 황토손벽돌을 생산하고 있다. 황토손벽돌을 찍어내는 곳은 이곳을 포함해 전국에서 2곳 뿐이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고, 대량 생산이 힘든 것이 황토 손벽돌이다. “황토가 사람의 피부와 바로 맞닿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불순물, 특히 나쁜 것이 스며들면 안 됩니다” 그는 좋은 황토를 구하기 위해 전국을 떠돌다 지리산의 동쪽 함양을 택했다. 자연이 준 선물, 지리산의 선물을 이용해 건강한 집을 짓는 이들. 황토손벽돌은 아주 많은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우선 질 좋은 황토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황토를 구하더라도 전문기관에 유해 성분이 있는지를 철저히 검사한 다음에야 사용한다. 토양을 60cm 이상 걷어 낸 이후 오염도를 조사하는 것이다. 볏짚을 5cm 길이로 잘라 황토와 물반죽을 한 이후 7~8시간 정도 숙성 시키는 시간을 가지면 황토반죽이 자연스럽게 질서가 잡히고 배합된다. 이것을 규격에 맞는 틀에 넣고 찍어낸 이후 일주일간 자연 건조 과정을 거친다. 이때 20kg 무게의 벽돌에서 6~7kg의 물이 빠져 나온다고 한다. 이 기간 황토벽돌은 15% 가량의 수분만을 함유한 단단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수분을 가지게 된다. 송시덕 소장은 “자연 건조는 벽돌 내부에 자연스러운 질서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이라며 “황토 벽돌은 숨을 쉬어야 한다. 그러나 가짜 황토, 기계로 찍은 황토 벽돌은 숨을 쉬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질 좋은 황토와 유기농 볏짚이 어우러진 황토벽돌. 기계로 찍어내는 황토벽돌은 겨울철이 되면 냉기를 발산한다. 그래서 일반 건축물보다 난방비가 더욱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황토 손벽돌의 경우 내외부 공기가 서로 교류함으로써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준다. 황토 자체만으로는 강도가 약하고 균열이 발생할 수 있어 조상들은 황토를 반죽할 때 짚을 썰어 넣고 반죽을 했다.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예전 조상들의 지혜를 그대로 빌린 것이다. 그렇다면 함양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리산의 동쪽, 해 뜨는 곳이야 말로 가장 좋은 황토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흙도 분명히 상당한 자원이 될 것이다. 다만 관리를 잘해나가야 한다.”라고 충고하는 송시덕 소장. 송 소장과 이 대표가 만드는 황토 손벽돌집은 기둥이 필요 없다. 오로지 황토벽돌로만 쌓아 올려서 벽을 구성한다. 그래도 진도 8이 넘어서는 지진에도 끄떡없다. “어떤 대학교수는 기둥이 없이 황토벽돌 만으로 집이 과연 만들어질까 연구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황토벽돌은 일반 건축물보다는 훨씬 튼튼하고 자연친화적인 건물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만드는 황토 손벽돌의 인기는 대단하다. 물론 건축 등 전문가인 송 소장의 손을 거치면 엄청난 한옥이 만들어지겠지만 그는 황토벽돌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술을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황토 건축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누구라도 오셔서 배워 가십시오.”라고 말했다. 함양군의 미래 산업인 황노화 산업과 연계한 황토 손벽돌은 미래 건강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소중한 아이템으로 보여 진다. 그는 “현대인들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집을 짓겠다는 꿈을 꾼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라며 “황토 벽돌로 하나하나 쌓아올려 짓는 나의 집은 자부심과 함께 가족의 건강도 챙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정훈 대표와 송시덕 소장은 “황토로 만든 건축물이 어떤 것이며, 얼마나 사람에게 이로운지를 알려 나가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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