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 속에는 눈물을 흘리며 빵을 먹어 본 사람은 음식의 소중함을 안다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빵 한 조각이 얼마나 귀한지 단지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아니 온 몸으로 깊이 깨달았을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대단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어리석은 면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나 쉬이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잊어야 할 것이 있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사람, 잊지 말아야 할 일, 잊어서는 안 되는 날 등 우리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해당하는 것들도 있고 가정이나 지역공동체가 기억해야 할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나아가 국가적으로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인 사건도 많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8.15 광복절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그 광복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70일 전부터 태극기를 집에다, 거리에다 걸었습니다. 거리마다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가슴이 설렐 것입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태극기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로 시작되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절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해마다 광복절이 돌아오면 마을이 북적이기 시작합니다. 옛날보다는 훨씬 덜하지만 그래도 광복절 행사 준비로 여러 가지 준비하는 손길들이 분주하게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면 단위로 “8.15 광복 기념 면민 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제 기억에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그러니까 40여 년 전부터 이 행사에 열심히 참석하였습니다. 마을을 대표해서 출전한 선수들에게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부터는 직접 선수로 출전을 해서 열심히 뛰었습니다. 1차 예선에 탈락해서 분통을 터트리기도 하고 우승을 해서 벅찬 기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배구선수로 출전했습니다. 배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선수가 부족해서 자리를 채웠습니다. 우리 팀 선수들이 잘해서 3번의 경기를 이겨 우승을 했습니다. 기쁨과 동시에 미안했습니다. 팀이 우승하는데 기여하기보다는 사실 폐를 끼쳤다는 생각이, 아니 생각이 아니라 사실 그랬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내 앞으로 오는 볼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받아도 볼이 엉뚱한 곳으로 가곤 했습니다. 어찌 되었던 우승하니까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광복절에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복절인데 우리나라의 광복으로 인해 기뻐해야 하는데 나는, 우리는 무엇으로 기뻐하고 있는가? 그러면서 뒤돌아보니 40여 년 광복절을 보내면서 우리나라의 광복으로 인해 기뻐하고 감사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나라 잃은 설움을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해서 그런가?
말도 많고, 일도 많고, 탈도 많은 우리 대한민국이지만 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우리의 선조들은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였던가? 우리가 365일 그 분들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광복절 하루만이라고 진지하게 그분들께 감사하고 그들을 기리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 광복절에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가슴에 무겁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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