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가량 있으면 우리나라의 풍성한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하면 누구나 고향이 떠오를 것이다. 3년 정도 지난 이야기지만 고향관련 이야기를 떠올려본다.2012년 6월 3일 재경함양군산악회 제 13차 창립기념 산행이 과천 청계산에서 있었다. 나는 조금 일찍 산행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 전철에 몸을 실었다. 과천종합청사역에 내려 모임장소인 2번 출구 방향으로 향했다. 많은 등산객들이 오가며 여기저기 모여 있었고 재경함양군산악회 회원들도 잘 아는 분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즐겁고 행복한 모습으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나는 미리 도착한 회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한자리 차지한 후 이야기를 나누며 아직 오지 않은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약속시간인 오전 10시가 되니 꽤 많은 회원들이 모였고 플래카드를 앞세워 단체기념사진을 남기고, 수석 등반대장의 산행안내에 대한 설명을 들은 다음, 선두 대장의 뒤를 이어 100여명이 길게 줄을 지으며 산행이 시작되었다.산행 중에 앞 뒤 옆 사람 간에 왁자지껄 이야기를 하며 웃기도 하면서 즐거운 산행이 이어졌다.산행시작 약 40분이 지나 능선의 오르막길을 올라 갈 때 뒤에서 누군가 “고향 분들과 산행을 하니 참 좋으시겠습니다.”라고 하는 말이 들렸다. 나는 얼른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60대 초반쯤 되는 분이 몹시 부럽고 한편으론 맥이 좀 빠진 듯 한 모습으로 뒤를 따라오면서 한 말이었다.배낭 뒤에 매달린 리본을 보고 고향산악회인 것을 안 것이다. 나는 고향은 다 있지요? 라고 말을 하니 “고향이 있으면 뭐 합니까? 갈 수가 없으니요.” 라고 말했다. 그럼 고향이 이북이세요? 라고 물으니 “아니에요”라고 대답했다. 그럼 가시면 되지 않아요? 라고 말을 하니 “가도 고향이 없어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니 고향이 어디신데요? 라고 물으니 “김포인데 개발로 인해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서 가봐야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으니 가면 뭐합니까?” 라며 서글퍼 하는 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고향 자주 가보시고 즐거운 산행 되세요” 라고 말하며 앞장서 지나갔다.나는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고향이 있어 행운아다 라는 생각을 하며 산행을 하였고 한동안 고향생각을 하며 가슴이 벅차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어느덧 작은 매봉에 도착하여 각 자 준비해 온 음식과 음료를 서로 권하면서 맛있게 먹으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서로 주고받고 했다.고향산악회에 오면 건강도 다지고 고향소식도 전해들을 수 있으며 보고싶은 향우들도 볼 수 있고,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각자 자랑스럽게 해온 음식이다. 평소에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특이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즉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간단히 요기를 한 후 회원들은 청계사를 거쳐 행사장소인 옛고을 식당에 안전하게 도착했다.오후 1시 30분이 되어 120 여명의 향우 및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재경함양군산악회 창립기념행사를 마친 후 음식과 음료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 하였다.1개월에 1번씩 고향 분들과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다시 한 번 느꼈다. 우리는 평소에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나 가지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는 크게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고향산악회를 결성하여 운영하고 있는 곳을 접하고 있으나, 그렇게 많지 않으며 더군다나 우리 함양의 군, 읍, 면처럼 활성화 되어 있는 고향산악회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으며 더불어 애향심도 높다고 하겠다.함양이 고향인 우리 향우님들은 산악회를 통해 수시로 산행도 하고 고향소식도 접할 수 있으니 다른 지역 분들 보다 훨씬 즐겁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로인해 고향산악회도 지속적으로 발전되리라 믿는다.요즘 나에게는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나의 고향은 마천면 가흥리(면 소재지) 인데 지리산댐 건설 이야기가 계속 되고 있어 자칫 앞서 이야기 한 분처럼 가고 싶어도 갈 고향이 없어질까 봐 걱정이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까지의 티 없이 놀고 지내며 자란 옛 추억이 살아있는 고향이기에 나의 솔직한 심정은 나의 세대에서는 댐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한 번 갈 수 있는 고향이 있어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어머니의 품과 같이 따뜻한 고향 함양에 더 자주 찾아가보고 함양인의 모임에 더욱 열심히 참석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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