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을 이어오며 지역만의 독특한 역사문화유산들이 계승 발전되어진다. 그것이 건축물이던, 훌륭한 역사 인물이던.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역사적 유물들은 하나 둘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며 새로운 형태의 문화유산들이 자리 잡는다. 급격한 도시의 발전은 문화유산의 파괴를 가속화 시켰다. 한번 파괴된 유산들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역사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면에서 선진국인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등지의 현황과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선조들의 역사문화 유산을 어떻게 하면 보존하고 더 나아가 세계적인 유산으로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 5회에 걸쳐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 주>1. 우리나라 역사문화중심도시로의 변화 2.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 대성당 3. 이탈리아 베로나의 역사 유적4.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할슈타트5.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크렘스6. 함양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며3. 이탈리아 베로나의 역사 유적셰익스피어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가 된 이탈리아 도시 ‘베로나’. 그들의 애틋한 사랑을 품은 베로나는 인구 25만 명 정도의 중소도시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이 찾는 이탈리아 관광지 중 한 곳이다. 베로나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아레나 디 베로나’는 주변을 압도한다. 중세의 원형경기장인 아레나는 처절했던 검투사들의 경기를 탈피하고 이제는 전 세계적인 오페라 공연장으로서 그 명성을 날리고 있다. 2천년을 이어온 아레나 디 베로나의 힘과 오페라라는 새로운 관광 아이템을 개발할 수 있었던 그들의 노력을 보려 한다.이탈리아 베로나베로나는 이탈리아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옛 문화유산이 산재한 베로나는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다. 17세기와 18세기 밀라노와 베네치아를 잇는 도로가 개통되었을 때 베로나는 북쪽 도시 특히 독일에서 베네치아로 가는 경우 반드시 들려야 하는 지점으로 밀라노와 베네치아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지정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문화유산 역시 산재했다. 고대 로마시대에서 르네상스 이후로도 잘 보존된 구 시가지와 아레나 원형극장과 같은 귀중한 기념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특히 셰익스피어에 의해 로미오와 줄리엣 도시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전 세계에서 온 커플들의 결혼식이 거행되는 등 ‘사랑의 도시’로 알려졌다. 줄리엣의 집에는 연일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집 중앙에 놓인 줄리엣 동상의 오른쪽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로 유명하다. 단테 광장이라고도 불리는 시뇨리 광장의 중앙에는 19세기에 세워진 단테 동상이 버티고 섯다. 단테가 정치적인 문제로 피렌체에서 추방되어 건너온 곳이 베로나로, 이곳에서 6년간 머물며 신곡의 천국편 1~17곡까지 썼다. 뭐니뭐니해도 역사 문화의 도시 베로나를 가장 뜨겁게 하는 것은 1년에 약 50만 명의 관중들이 찾는 아레나에서 열리는 오페라 축제다. 옛 원형경기장에서 열리는 오페라 축제는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무수한 오페라들이 공연되며 베로나를 역사 문화의 도시로, 이탈리아의 손꼽히는 관광도시로 만들 수 있었다.아레나 디 베로나(원형경기장)로마 시대 원형경기장 ‘아레나 디 베로나’. 아레나 원형극장은 약 2천 년 전 초기 그리스도 시대인 1세기에 공연을 위한 건물로 지어졌다. 그 당시 도시의 모든 시민들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약 3만 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규모를 자랑한다. 아레나는 로마에 있는 콜로세움과 나폴리 근처 카푸아에 있는 경기장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원형 경기장으로 로마의 콜로세움과 비교할 때 규모면에서는 조금은 밀리지만 그 역사는 더욱 오래되었다. 2000년이 넘게 버티고 선 베로나의 원형경기장은 원형극장 건축양식의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건물 중의 하나다. 로마시대부터 존재하며 2000년 이상 된 건축물인 아레나는 오랫동안 방치되다 1700년 대 극장으로 변모했고, 1800년대 오페라극장이 갖춰졌다. 1913년 오페라가 처음 열리기 시작해 1930년 오페라 극장으로 완전히 변모할 수 있었다. 하나의 오래된 건축물이 또 다른 성격 문화유산으로 바뀐 것이다. 처음 검투장으로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연극과 공연 등 복합적인 요소를 갖춘 문화유산으로 유적을 활용하고 있다.아레나의 오페라 극장아레나를 방문한 관광객은 2011년 67만 5000명, 2012년 68만 5000명, 2013년 79만 7800명, 2014년 85만 명으로 이는 아레나 유적을 관람한 숫자이며, 오페라 공연을 본 것과는 별개이다. 유적을 보기 위해, 오페라를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이 지난해 135만 명이 베로나를 찾았다. 아레나가 갑자기 공연장으로 활용된 것은 아니다. 아레나는 공연장을 위한 건물로 만들어졌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연장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베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이다. 오페라 페스티벌은 1913년 첫 공연 이후 102년 동안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제외하고 93번째 개최되고 있다. 한 세기 이상 이어진 공연을 통해 오페라 페스티벌은 오페라를 대중적 문화로 확산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2천년의 역사유적인 베로나 원형경기장에서 열리는 오페라를 관람하기 위해 한해 50만 명 이상이 베로나를 찾는다. 단순한 오페라가 아니라 로마식 원형극장에서 관람하는 오페라는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아레나 무대는 1921년 유명 작곡가 Pietro Mascagni(피에트로 마스카니)의 공연, 그리고 1947년 8월 2일 젊은 시절의 Maria Callas(마리아 칼라스)의 오페라 모나리자 공연 등 국제적인 예술가들이 공연을 펼쳤다. 아레나 재단은 여름 페스티벌과 관련하여 1975년 5월부터 10월까지 2차 세계대전 후 새롭게 재건한 근처의 시립 극장인 Filarmonico(필하모니) 씨어터와 함께 여름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이 시점에서 오케스트라, 합창단과 발레로 구성된 예술 단지를 설립하게 되었다. 매년 50개가 넘는 아레나에서의 공연은 세계에서 아레나의 이미지를 확산하는데 큰 공헌을 했으며 필하모니 씨어터에서도 70개가 넘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에서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공연과 해외 순회공연과 같은 많은 노력들이 이탈리아의 문화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폴다지오네 디 아레나 재단아레나를 관리하는 ‘폴다지오네 디 아레나(Fondazione di Arena)’ 재단(이하 아레나 재단). 아레나는 정부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나 재단은 독립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15명의 인원이 근무하는 재단은 보존업무 이외에도 고고학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이 하나의 그룹을 형성해 아레나의 보존 및 활용에 참여한다. 아레나를 운영하는 경비는 일정부분 국가의 지원도 있지만 스폰서와 재단이 가진 재원으로 충당된다. 아레나 극장을 운영하면서 수입, 입장료는 정부에서 일부를 가져가고, 일부는 재단으로 귀속되며 이를 통해 아레나를 보존하는데 활용한다. 마르헤리타 볼라(Margherita Bolla) 박사는 “아레나와 같은 역사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데 가장 중요하는 것은 ‘기억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역사문화유산을 활용하는 것이 최선의 보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보존이라는 것은 유물을 미래로 전송하는 일이며, 도시의 기념비적인 유산-아레나 원형극장 같은-을 현재 뿐 아니라 미래의 관광 활용을 보증해주는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철학적 가치는 역사적인 기억과 그것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며 보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대용 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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