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굼벵이는 지극히 더럽지만 변해서 매미가 되어 가을 바람에 이슬을 마시고 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화해서 개똥벌레가 되어 여름 달밤에 빛을 낸다. 진실로 깨끗한 것은 언제나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은 것은 언제나 어두움에서 생겨남을 알 수 있으리라.<원문原文>糞蟲(분충)은 至穢(지예)나 變爲蟬(변위선)하여 而飮露於秋風(이음로어추풍)하고 腐草(부초)는 無光(무광)이나 化爲螢(화위형)하여 而耀采於夏月(이요채어하월)하나니 固知潔常自汚出(고지결상자오출)하고 明每從晦生也(명매종회생야)니라. <해의解義>사물은 언제나 어둠과 밝음, 더러움과 깨끗함의 양면이 있는 것이로되 따지고 보면 이 양면은 결국 두가지의 개별적인 실체가 아니라 한가지 사물의 겉과 속임을 알 수 있다. 굼벵이는 썩은 두엄 더미 속에서 더러운 흙을 먹고 자라지만 일단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되면 가을바람 속에서 가지 끝에 날아올라 깨끗한 이슬을 먹고 살게 된다. 썩은 풀 속에서 자란 개똥벌레의 애벌레도 마침내 엄지벌레가 되면 여름 달밤 찬란한 광채를 내면서 밤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다.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학문을 닦고 수양을 하지 않으면 어둡고 몽매하여 굼벵이나 썩은 풀과 다를바가 없지만 수양하여 마음의 때를 벗고 학문을 쌓아 무지함을 깨치면 고결하고 맑은 영혼을 소유한 군자가 될 수 있다. 이슬 먹은 매미가 두엄더미 속에서 나오듯이 밝은 빛을 내는 개똥벌레가 썩은 풀 속에서 나오듯이, 비천하고 몽매한 사람도 덕을 닦고 수양하면 고귀한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교훈한 글이다.<주註>糞蟲(분충) : 굼벵이. 蟬(선) : 매미. 腐草(부초) : 썩은 풀, 거름더미, 개똥벌레의 알은 거름더미 속에 있으므로 옛 사람들은 개똥벌레가 거름이 변해서 되는 것으로 알았다. 化(화) : 변화하다. 耀采(요채) : 광채를 냄. 固(고) : 진실로. 自(자) : ~로부터. 從(종) : ~를 따라, ~로부터. 晦(회) : 어두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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