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비가 내리네요. 열대야를 식혀줄 한줄기 비가 너무 반갑네요. 후덥지근하고 끈적한 느낌의 무더위가 이제 이번 비로 한풀 꺾였으면 좋겠어요. 하긴 한밤의 무더위를 피해 마을 앞 다리위에 아기를 데리고 나가면 늦은 밤엔 조금 쌀쌀하더라고요. 한남마을 다리는 높이 10여m에 길이 100m 정도 되며 엄천강을 가로질러 높게 놓여있고 밤 풍경이 너무 좋으며,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와 시원할 뿐만 아니라 모기도 없어서 저녁이면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마실을 나와 돗자리를 깔고 눕거나 앉아 계시는데 그분들의 세상 살아오신 이야기꺼리도 재미있고 우리집에서 가져간 삶은 옥수수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하고 할머니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피서를 즐긴답니다. 아기를 예뻐해 주시는 할머니들과 그에 화답하는 미소가 너무 귀여운 4개월 된 둘째 아이의 방긋 방긋 웃는 모습은 아기 울음소리가 귀해진 시골 마을의 또 다른 웃음꺼리와 행복 나누미인 것 같아요. 다리에 있다 보면 가끔 이방인들의 차가 지나가고 다리 끝에 주차하는데 그들을 대하는 동내 할머니들의 반응은 조금 싸늘하답니다. 왜냐구요? 차를 주차한 그들은 플래시 불빛을 번쩍이며 2~3명씩 강으로 내려가는데 그들 대부분은 한남 마을 앞 엄천강의 다슬기(고동)를 잡기 위해 오는 사람들입니다. 매일같이 3~5팀씩 무리지어서 강바닥을 훑다시피 싹쓸이로 다슬기를 잡아가기 때문이지요. 정작 마을 주민들은 다슬기 구경하기가 힘들 지경이지요. 할머니들은 이렇게 말씀들 하십니다. “저 ○○들 또 왔네” “저거(고동) 좀 못 잡아가 게 하는 방법 없나?”라고 이구동성으로 화난 표현들을 하시지요. 남편 표현으로는 함양군에서 다슬기(고동) 번식을 위해 엄천강에 종묘를 뿌려둔 목적이 지역민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하는데 정작 타 지역 사람들이 매일 밤 들락거리며 다슬기를 잡아가니 할머니들의 화난 반응도 일리가 있다 싶더라고요. 관광을 오시거나 드실 만큼 조금씩 잡아 가는 거는 지역활성화를 위해서도 보기 좋은 일인 것 같은데 한정된 수량에 무제한적으로 기계까지 이용하여 채취하는 타 지ㅍ역 전문 채취꾼들 때문에 요즘은 다슬기가 강바닥에 많이 없다고 하소연을 하시니 할머니들의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 드릴 방법이 없을까 저도 고민이 되네요. 주간함양 독자님들께서도 저희 동네 할머니들의 고민을 함께 고민해 주세요. 비가 조금 내리다가 그치고 마네요. 햇빛 난 틈을 이용해서 남편이 수확해온 여주를 잘라 말려야겠어요. 아기 때문에 농사일을 돕지 못해 요즘 남편한테 조금 미안한데 여주와 토마토를 함께 갈아서 시원한 냉쥬스 한잔으로 땀흘리고 고생한 남편한테 점수 좀 따야겠어요. 주간함양 독자님~ 그럼 무더운 여름 힘내시고 파이팅하세요. 이렇게 덥다가 또 금세 가을이 올 듯 싶어요. 2주 뒤에 뵐게요. 네팔새댁 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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