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의 정의는 ‘농작물을 쪼아 먹는 새들을 쫓기 위한 목적으로 사람이나 동물 모양을 만들어 논밭에 세워두는 조형물’이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우리는 평소 허수아비를 무엇이라 생각하였을까? 주위에 “허수아비가 뭐라고 생각해?”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거의 비슷하다. ‘밭을 지키는 사람?’, ‘참새를 쫓아 주는 것?’ 등등 정확한 의미는 대답하지 못하고 얼버무리게 된다.
그렇다면 왜 하필 ‘허수아비’인 것일까? 한자일까? 논과 밭이 많은 함양 같은 곳에는 가지각색의 허수아비들이 푸르른 논과 밭에 제자리를 우뚝 서서 그 땅을 지킨다. 그러다 보면, 유별나고 특이한 허수아비들을 만날 수 있는데,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허수아비가 아닌 회동마을 홍일점 허수아가씨에 대해서이다.
우리는 허수아비를 숱하게 보는 편이지만, 허수아가씨라니. 누구라도 허수아비에 성별을 지어주려는 생각을 해보았을까. 나 또한 ‘허수아비면 허수아비지, 여자남자 구분을 해보기도 하나?’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을 확 뒤집을 발상 또한 있었다. 그렇게 회동마을아이들과 여러 아이들은 이제 낡아서 못 입거나,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색조화장품 등을 가지고 허수아가씨를 마을 제일의 홍일점 아가씨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유림초등학교아이들이 다 같이 모내기를 한 자그마한 논에 가 허수아가씨를 세워 놓았다.
그 여파는 생각보다 굉장했다. 얼굴을 어찌나 잘 그리고 옷을 어찌나 정말 사람처럼 입혔는지 지나가던 개가 보고 왈왈 짖고 혹여 새벽 일찍 일하러 나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보고 놀라 쓰러지시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기도 하였다. ‘전방 10m 허수아가씨 출몰’ 하고 일러두는 표지판이라도 세워야 하지는 않을까. 하고 모두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실제로 그러신 분도 있었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보고 놀라 자빠질 번 하였다며 넋두리를 늘어놓으시기도 하였다고 한다.)
올해 회동마을의 논과 밭들은 홍일점인 허수아가씨 덕분에 참새들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또한, 허수아가씨의 인기도 드높아져 이젠 허수아비가 아닌 허수아가씨가 대세가 되어 곳곳에서 허수아가씨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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