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조때 실학자이자 소설가였던 시대의 선각자 연암 박지원(1737~1805) 선생의 족적을 기리고 마을화합축제로 승화한 제12회 연암문화제가 7~9일 사흘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안의면주최·함양연암문화제 축제위원회(위원장 송경영) 주관으로 안의면 금성길 오리숲 일원에서 열린 이번 축제는 연암별빛콘서트·연암학술대회·문화체험프로그램·작품공모 및 전시 등을 주 내용으로 풍성하게 펼쳐졌다. 특히 행사 첫날인 7일에는 본격적인 개막에 앞서 학술대회가 열려 연암 선생의 실학사상과 안의현감시절의 행적 등을 살피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이날 오후 2시 안의면사무소 3층 대회의실에서 함양연암실학회 주관으로 2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먼저 김언종(고려대 한문학)교수가 ‘연암의 양반과 사서(四書)의 사(士)와 군자(君子)’ 주제발표를 통해 소설 <양반전>을 매개로 선비 개념을 살피고 오늘날 선비는 ‘노블리스 오블리주’ 개념으로 승화해야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김동석(성균관대 한문학)교수는 ‘안의현감 박지원의 활동과 체험’을 통해 “안의는 매우 늦은 나이에 관직에 나간 연암이 처음 지방관으로 부임한 곳이며, 안의현감 시절은 그에게 관료로서 화려했던 시절”이라며 “안의에 살면서 군민과 교감하다가 얻은 문장과 명언은 문화유산이 되어 우리에게 회자되었으니, 이를 함양에서 계승 발전시킨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해 연암문화제의 의의를 더했다. 박수밀(한양대 국어국문학)교수도 ‘연암 산문에 나타난 창조적 사유와 현재성’ 주제발표로 “당대 사회 큰 파장을 일으킨 중국연행기 <열하일기>에서도 알 수 있듯 그의 창조적 글쓰기와 문학적 성취는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방식에 있었다”며 “백성을 깊이 아끼고 고통에 동참한 목민관 박지원은 조선의 3대 자랑거리”라고 설명했다. 학술대회에 이어 오후 6시 오리숲 야외무대에서는 연암선생이 부임하던 내용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임창호 군수가 연암부임행차를 재연하는 ‘사또행렬 퍼레이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으며, 주부풍물패와 천왕봉소리샘 등 지역 활동하는 아마추어예술인들이 축제 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또한, 임창호 군수(초헌관)와 이창규 안의면장(아헌관)·반남박씨 문중대표(종헌관)가 연암제례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본격 개막을 알리고, 개회사·축사·작품 공모전 시상 등의 개회식이 마련된 뒤에는 김양 등이 출연하는 연암별빛콘서트가 열려 주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한마당이 펼쳐졌다. 사흘 내내 오리숲과 예술마을에서 이어진 목공예·천연염색 어린이 청소년 예술놀이·속 떡 만들기·페이스 페인팅 등 각종 체험프로그램엔 3,000명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만점이었다. 송경영 축제위원장은 “연암선생과 물레방아골 안의와의 인연은 깊고도 소중하다. 연암문화제는 선생이 백성과 함께하는 시대의 진정한 목민관으로 활약한 것을 주민과 함께 사상과 업적을 재조명하고 참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매년 진행해왔고 날로 문화제의 참뜻을 함께하려는 사람이 많이 찾아와 보람있었다. 다음에는 더 알찬 대회를 준비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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