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여 편의 작품전과 900회에 달하는 공연예술의 업적을 남긴 무진(無眞) 정룡 화백(무진참미술관 관장)을 후원하기 위해 40여명의 후원인이 결성됐다. 지난 6월 출범된 무진참미술관 후원회는 8월 5일 임원회의를 갖고 앞으로의 추진방향을 의결했다. 이날 임원회의에는 정룡 화백을 비롯해 박용봉 후원회 회장, 유병철 고문 등 10여명이 참석해 무진참미술관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행사로 진행됐다. 무진참미술관은 이 지방 최초의 법인 미술관이며 3년 동안 많은 행사와 관광객을 유치했다. 그러나 군의 행정 지원없이 개인이 작품전을 시행하는 것이 힘든 실정이다. 이에 ‘무진참미술관 후원회’는 무진 정룡 화백의 작품전 및 공연 기금을 후원하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순수예술을 지켜나가고 함양의 문화수준을 상승 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후원회 발족 후 성명서를 통해 “우리 군민이 다함께 문화예술을 사랑하여 깊은 애정 속에서 무진참미술관을 즐겨 찾고, 가꾸고, 아끼며, 보람 있게 이용함으로서 예술인들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지원하여 인적자원 발굴과 그에 걸 맞는 지원이 지속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한다.”라 했다. 아름다운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이 고장에서 예술로의 험난한 길을 걸어 온 무진 정룡 화백과 그의 부친인 故 파민(波民) 정호 화백을 위해 시작된 작은 모임은 1인에서 시작 현재 40여명에 달하며 급성장 하고 있는 추세다. 박용봉 회장은 “무진 화백은 그의 아버님이신 故 파민 정호 화백님의 유지를 받들고자 고향으로 이주해 문화·예술발전에 혼신의 열정을 다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문화·예술에 대한 척박한 환경은 작품 활동에 전념 할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많은 업적을 남기고 또한 진행형이 되어야 할 무진 화백을 돕고자 함양, 서울, 광주, 대구 등 많은 도시에서 응원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에 정룡 화백은 “고향인 이곳 함양에 와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난 거 같다.”라며 “군의 지원은 허락되지 않지만 소중한 인연들의 후원으로 작품전을 가질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앞으로 많은 작품전과 공연 등을 가지며 함양문화예술 발전에 큰 보탬이 되겠다.”라 전했다. 정룡 화백은 1천여점의 선친작품과 해 맑은 유리세계·비워야지·복여운 등 3만여가지의 작품을 보유 하고 있고, 무진누드퍼포먼스(55회)·즉흥휘호(524회)·무진용틀임(60회)등의 공연예술을 가졌다. 특히 무진누드퍼포먼스는 언론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호평을 받은 공연이다. 경제적 배경 등의 이유로 근 5년간 누드퍼포먼스 공연을 하지 못했지만, 후원회의 협조로 공연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번 ‘무진참미술관 후원회’를 계기로 삼아 정룡 화백은 물론 많은 예술가들이 동시에 흥행함으로써 함양지역의 예술이 발전되길 기대한다. 강석일 기자 <인터뷰> 무진 정룡 (사)무진참미술관 관장 “보다 나은 문화예술로 보답할 것”“현재는 힘들고 어렵지만 후원회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사)무진참미술관에서 만난 무진 정룡 선생은 이번 후원회의 발족이 그의 예술 활동에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함양에서 개인 후원회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무진 선생이 지역 문화 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기 때문이다.후원회가 만들어지기 전 무진 선생은 갖가지 어려움에 처하며 함양을 떠날 생각까지 가졌다. 당장 미술관을 비워달라는 군, 그리고 그를 음해하려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그의 힘이 되어주기 위해 뭉쳐 이번에 후원회를 결성하게 됐다. 그는 “대접을 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인정을 하지 않는다. 활약할 수 있는 터전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낳겠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가까운 지인들이 이것을 알고 3일 만에 후원회를 결성했다. 동기도 없고 아는 사람도 많이 없는데 상당히 고마웠다”라며 후원회 활동에 고마움을 전했다. 무진 선생은 처음 함양에 내려와 선산 인근에 터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림을 팔아 조금씩 모은 돈을 투자했지만 미술관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3년 전 군의 권유로 현재의 자리에 미술관을 오픈하고 매월 전시회를 개최하며 함양 문화 발전을 이끌었다. 그는 “내가 어디를 간다는 그런 것은 없지만 내가 꼭 여기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내가 천막치고 작품활동을 하면 더욱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조금은 부족해도 더부살이 보다는 나의 집이 편한 것이다. 올해로 고향 함양에 들어온 지 19년째인 무진 선생. 그는 “나의 고향 안심마을, 어렸을 때 이사를 120번 이상 다녔다. 이북과 울릉도를 제외하고 모든 곳에서 살았던 것 같다. 전국을 다니며 후회 없이 살았는데 여기 고향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아 동기들이 없다. 무진 선생은 미술관을 개관하면서 지역의 문화 예술 수준이 올라가길 기원했다. 그러나 그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해 못내 아쉽다. 그는 “함양의 문화 예술이 너무 뒤처져 있다. 전시회를 하면 전국에서 몰려오지만 정작 가까운 함양이나 경남 사람들은 찾지를 않는다. 찾아오는 이들은 이런 산골에 미술관이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들 하지만 정작 가까운 이들은 외면한다.”고 아쉬워했다.수십 회를 이어오던 누드 퍼포먼스도 몇 해째 열지 못했다. 그는 “올해는 자금이 부족해도 소규모라도 열어볼 생각”이라며 “함양에서도 대중예술과 함께 순수예술을 동시에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무진 선생은 지난해 창원에서의 작품전 이후 내년에는 서울에서의 작품전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그는 부친인 파민 정호 화백의 작품 1000여 점을 보관 중이며 내년 탄생 100주년을 맡아 도립미술관에 30점 가량을 기증해 전시회를 열고 부친의 작품세계를 대중들과 함께 공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예술가로서 열정을 다해 고향 문화 일구기에 쏟고 있는 무진 정룡 선생, 그의 바람대로 함양 땅에 문화의 꽃이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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