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나라 역사문화중심도시로의 변화 2. 이탈리아 역사유적의 활용 3.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할슈타트4.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크렘스5. 함양의 문화유산을 돌아보며1. 역사문화 중심도시로의 변화 수천 년을 이어오며 지역만의 독특한 역사문화유산들이 계승 발전되어진다. 그것이 건축물이든, 훌륭한 역사 인물이든.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역사적 유물들은 하나 둘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며 새로운 형태의 문화유산들이 자리 잡는다. 급격한 도시의 발전은 문화유산의 파괴를 가속화 시켰다. 한번 파괴된 유산들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역사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면에서 선진국인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등지의 현황과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선조들의 역사문화 유산을 어떻게 하면 보존하고 더 나아가 세계적인 유산으로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 5회에 걸쳐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 주>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백제 문화권1400년 전 고대 왕국 백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7월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백제는 기원전 18년에 건국돼 660년 멸망할 때까지 700년 동안 존속했던 고대 왕국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백제의 옛 수도였던 공주·부여·익산 등 3개 지역에 분포된 8개 고고학 유적지를 말하는데, 이들 지역이 최근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 등재된 유적은 부여 관북리유적 및 부소산성,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나성, 공주 공산성, 송산리고분군, 익산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 등이다. 백제 문화권은 대부분 공주와 부여, 그리고 익산 등 충청도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그 중에서 금강을 끼고 있는 충청남도 지역에 한강 인근에서 밀려난 백제가 멸망까지 화려한 문화 예술을 꽃 피웠던 곳이기도 하다. 공주시의 경우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 등이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공주 공산성은 고구려 장수왕의 남하 정책에 밀린 백제가 도읍지 위례성(현재의 경기도 하남시)을 버리고 남쪽으로 옮겨 정착한 곳으로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이 항복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금강을 낀 천혜의 요새지만 성 자체의 규모가 비교적 작아 사비(부여) 천도 전 임시 왕궁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공주에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송산리 고분군도 등재 명단에 올랐다. 송산리 고분군은 주인을 알지 못해 번호로 불리는 1~6호 고분과 무령왕릉이 있는 지역이다. 공주시 관계자는 “공주시의 자랑인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로 공주시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유산을 가진 도시의 품격에 걸맞은 도시기반을 조성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가 만들어질 당시 지상문화재 71개소, 매장문화재 137개소 등 모두 208개소의 유적이 확인됐다. 세종시는 금강 중류역에 위치해 백제시대 한성과 지방을 오르내리는 교통의 요지로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중요한 거점이며, 폭넓게 형성된 원삼국의 기저문화에 백제 중앙의 선진 문화가 유입되어 새로운 지방문화를 형성한 지역이다. 이훈 공주대학교 교수는 “세종시 조성 당시 매장문화재 지표조사에서 137개소의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문화재가 조사됐다”라며 “대부분이 그대로 묻히고 극히 일부만 발굴된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근대 유물을 활용한 대전시충남도청이 대전시에서 내포시 신청사로 이전한 지난 2013년. 도청의 이전 이후 구 청사의 활용방안과 함께 도심 공동화로 인한 상권의 활성화가 숙제로 남았다. 일제 강점기였던 1932년 준공되어 이전하기까지 80년간 충남의 행정 수도 역할을 했던 옛 충남도청사는 현재 시민들의 평생교육기관으로 ‘시민대학’ 97개 강좌가 운영되고 있고, 대전의 도시재생지원단이 이곳에 터를 잡고 본격적인 재생업무를 시작했다. 충남도청사가 이전하면서 인근 지역의 건물 공실률이 20%까지 떨어지는 등 심각한 상황을 거듭하다가 지금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충남도청은 1932년에 지어졌으며 1,2층 건물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옛 충남도청 1층은 대전의 모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전 근현대사 전시관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자료와 영상물 등을 통해 100년전 대전의 모습에서부터 발전 과정 등 대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전국에서 지역의 근현대사를 콘텐츠로 전시관까지 낸 것은 거의 없다. 일부는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전시공간으로도 지역 예술인들이 활용하고 있다. 2층을 오르면 가장 먼저 도지사 집무실이 눈에 띈다. 손님을 맞았던 응접실부터 도지사 집무실까지 도지사가 근무했던 집무실 자체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한 쪽에서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옛 도청 건물에는 곳곳에 옛 잔재가 남아 있다. 창틀과 샹들리에 등 옛 건축사적 흐름이 묻어 있는 곳이다. 이희준 대전대 건축학과 교수는 “3년 동안 논의 끝에 근현대 전시관이 만들어졌어요. 대전시는 앞으로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이처럼 시민 공간으로 활용하는 옛 청사지만 관리 및 운용의 주체를 놓고 아직까지도 충남도와 대전시에서는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대전 원도심 재생의 출발 대흥동대전역과 옛 충남도청 사이에 걸쳐 있는 대흥동·은행동·선화동 일대는 지난 80여년간 명실상부한 대전의 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였다. 도시가 발전하고 신도시들이 생겨나면서 구도심으로 밀려나고 거기에다 도청까지 이전하면서 상권이 크게 위축되면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 지역이다. 대전 중구청 앞 대흥동 지역도 그 원도심 중 한곳으로 근대문화유산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원도심의 쇠퇴와 함께 자연스럽게 몰락했던 지역 중 한곳이다.최근 대흥동에 예술가들이 이곳에 이주하면서 활기를 띄고 있다. 대흥동에는 미술, 음악, 연극, 마임 등을 하는 창작 공간 80여 곳이 있다. 문화공간들이 생겨나고, 시민사회단체들의 힘이 결집되면서 새로운 거리로 바뀌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버려진 주차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문화공간 ‘파킹’은 대표적인 곳 중 한곳이다. 박석신 화가의 창작공간인 파킹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체험 전시 공간을 제공하면서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석신 화가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공동화되자 임대료가 신도심의 절반 이하로 낮아져 예술인들의 집합소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또다시 많이 오르고 있어 안타깝다”라고 말해다.  젊은 생각의 전환, 대구 골목길투어주변에 있어 왔던 골목이라는 공간과 그 속의 삶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어 하나의 혁신 아이템을 만든 대구 근대골목 투어는 몇몇 젊은이들의 상상력과 지역의 인프라가 합쳐지면서 시너지가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지도 한 장으로 도시재생과 함께 관광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권상구 (사)시간과 공간연구소 이사. “유럽의 도시는 걸어 다니기만 해도 역사를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것이 왜 없을까”라는 그의 의문은 “역사가 도시에 있네”라는 마침표로 끝났다. 그리고 그리기 시작한 골목지도. “여기가 3대째 약을 파는 곳이야”로 시작되는 약전골목 골목투어.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죽어있는 텍스트가 아니라 실제로 볼 수 있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처음 그는 친구들과 함께 100일 동안 골목을 돌고 지도 한 장을 그렸다. 이후 그 지도는 점차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게 된다. 기간을 정해놓고 틀에 맞춰 만들어낸 지도가 아니었다. 생생한 삶의 기억이 기록됐다. 그 후 청년들은 지도를 들고 골목길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골목투어’를 시작했다. 기록에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전하는 구술을 그대로 전달해 그때의 생동감과 악센트 등을 모두 전달했다. 대구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대구에 살면서도 시민 대다수가 약전골목을 처음 와 봤다는 반응이었으며, 일부는 약전골목을 다녔지만 이 같은 살아있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 봤다는 것이다. 그는 “골목이 가진 환타지, 환상을 파괴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생산자 입장에서 만들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들은 자기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 골목투어”라고 설명했다. 대구 골목투어가 성공하면서 여기저기 지자체마다 골목투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대해 권상구 이사는 “사람들이 지도만 벤치마킹한다. 14년의 세월동안 진지하게 변해가는 과정은 생략한 채 결과물만 가져가려는 것이다. 껍데기에 불과한 지도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라고 충고했다. 강대용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 작성됐습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