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구름 속의 번개나 바람 앞의 등불과 같고 고요함을 즐기는 사람은 불꺼진 재나 마른 나무와 같다. 모름지기 멈추어 있는 구름이나 고요한 물결같은 마음 가운데에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노는 기상이 있어야 하니 이것이 곧 도를 깨달은 사람의 마음이다.<원문原文>好動者(호동자)는 雲電風燈(운전풍등)하고 嗜寂者(기적자)는 死灰槁木(사회고목)이니라. 須定雲止水中(수정운지수중)에 有鳶飛魚躍氣象(유연비어약기상)이니 總是有道的心體(총시유도적심체)니라.<해의解義>지나치게 활동하기를 좋아하고 행동이 재빠른 사람은 구름 속에서번쩍거리는 번개가 바람 앞에서 펄럭이는 불꽃과 같이 침착성이 없고 안정성이 적어서 무슨 일을 기대하기 힘들다. 과격하고 초조한 마음 때문에 언제나 일을 망치기 쉽다. 반대로 너무 활동력이 없고 고요한 사람은 마치 식어버린 재나 말라버린 나무와 같이 무기력하고 생명력이 없어 또한 기대하기 힘들다. 의욕도 업고 희망도 없기 때문에 아무런 일도 하려들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도(道)를 체득하고 있는 사람은 그 심신이 언제나 定雲止水(정운지수)와 같지만 그 고요하고 평화로움 속에 鳶飛魚躍(연비어약)의 힘찬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연비어약’이라는 말은 시경(詩經)에 나오는 시구 ‘솔개는 하늘에 날고 물 속에서는 고기가 뛰어오른다’를 인용한 것이다. 이는 맑은 하늘에 솔개가 떠서 마치 물 흐르듯이 유유히 날면서 스스로 힘찬 기운을 간직하고 있어 한편 고요하고 맑은 물 위로 이따금 물고기가 기운차게 약동하고 있듯이 천지만물이 모두 제 위치, 곧 중정(中正)을 얻어 순리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형용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도를 체득한 사람의 심경인 것이다.<주註>雲電(운전) : 구름 속에 번쩍이는 번갯불. 風燈(풍등) : 바람 앞에서 펄럭이는 등불. 死灰(사회) : 죽은재, 불이 꺼져버린 재. 槁木(고목) : 죽어서 말라버린 나무. 須(수) : 모름지기. 定雲(정운) : 정지된 구름, 움직이지 않는 구름. 止水(지수) : 멈추어서 잔잔한 물. 재시(纔是) : 이것이 바로 ∼이다. 有道(유도) : 도를 간직함. 的(적) : ∼의. 心體(심체) : 마음의 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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