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장사든 사업이든 일단 투자해서 시작해 놓으면 분명 계산적으로는 몇 %로 남았는데 재고 경비, 내인건비 등등을 따져보면 적자인 경우가 많다. 누구나 위험 부담도 적고 안정적인 사업에 투자한다. 요즘은 한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나기 힘든 세상이라 더 신중하게 생각한다. 준비 없이 의욕만으로 창업을 시작하면 낭패만 보지만 비전이 있다면 열정적으로 도전해볼만 가치가 있을 것이다. 농업도 경영이다. 먹고사는 생존의 기본권이 되는 식량 사업을 하는 농업 경연인이 농업회계와 경영분석을 통한 기록을 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농민 스스로 경영자임을 포기하고 단순 노동자일 것이다. 필자가 축산업에 종사한지 25년 동안 한 가지 축종에 몸담아 전업농으로 경영했으며 셋째가 농업인 후계자로 함께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힘들 때도 많았지만 끝까지 신념을 갖고 한 우물만 파보자는 철학이 있었다. 십년전만 해도 마을 어른들이 땅을 왜 놀리냐고 하여 농장주변 묵은 땅에 양파, 수박 등을 심었지만 한 번도 재미를 보지 못하였다. 그 이후로 휴경지로 두다가 올봄에 단호박 씨앗을 700개 얻어 심었다. 초봄부터 비닐 씌워 모종에 매일 물주며 정성껏 키워 밭에 심어서 얼마 전에 수확하여 양파망에 담아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 심을 때는 단호박이 한구덩이에 두세개가 달리면 얼마고 계산하면서 약간의 기대감으로 부풀었는데 kg에 몇백원이라 하니 갑자기 맥이 풀리고 그동안 무슨 짓을 했나 싶었다. 당초에 계산했던 것과 정반대라는 사실에 단호박 하나하나 닦아 정성스레 담은 내인건비가 아까웠다. 농사를 짓는 건 자선사업하는 게 아니고 돈 벌어 잘살아 보려는 것이다. 실망스러워 하자 어르신들이 하시는 말씀이 "농사가 다 그렇지" 큰돈은 안되고 푼돈이지만 단호박 따내고 콩을 심어 이모작으로 수익을 내신다고 하신다. 농민 스스로 돈은 안되지만 땅을 버려두기 아까워 매년 똑 같은 일을 반복한다니 참 슬픈 말이다. 농사는 큰 돈버는 게 아니라 내인건비 버는 거라 말하면서 정작 자신의 인건비를 경영비에서 빼는지 의아스럽다. 물론 여태껏 농사일을 자식돌보듯 해 오신 어르신 세대들을 존경하지만 많은 토지에 여러가지 복합영농을 하여 수익을 내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문적인 한 가지 농업 작물을 중점에 두고 투자하고 철저하게 분석하고 경영해야 농업의 미래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전업농으로 억대의 수익을 내는 사과나 양파 농사를 짓는 분들도 있다. 그냥 농민이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자선사업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해마다 오르는 농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농가 경영비가 높아지고 해외 농산물 수입 등으로 농산물 가격은 자꾸 낮아지니 더 어려워지고 적자경영을 면하지 못하는 농가들이 늘어나는 게 지금의 농업의 현실이다. 이제는 농업인도 경영인임을 잊지말고 자신의 경영에 대한 기록과 분석을 통하여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농업경영의 성공 여부는 효과적인 경영관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회계처리를 잘하는 농가가 소득 증가율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농작물 품질도 좋다는 것이다. 앞으로 농업의 발전을 꾀한다면 고령의 농업인은 일을 줄이고 남은 여생 즐기시며 건강 관리하면서 젊은 농업 후계자들 대상으로 땅을 임대해주고 땅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 활용하게끔 매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귀농귀촌 바람으로 시골 땅값만 들썩이고 정말 농촌을 지키고 농업으로 성공하여 잘살아 보려는 부농을 꿈꾸는 농민이 설자리는 자꾸만 좁아지는 현실이다. 농업의 주도권을 가진 고령의 농업인들이 손을 떼면 농촌의 경제는 마비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는 잘사는 농촌을 위하여 하나씩 정책적으로 준비하고 실천해야 또 다른 세대들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농업도 사업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감가상각비를 내고 철저하게 분석하고 기록하여 돈이 되는 사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또한 자신의 노동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여 내인건비가 얼마짜리인지 계산하고 꼭 따져봐야 할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