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농익은 오후다. 장마전선이 북상중이라지만 여전히 날씨는 무덥다. 덥다고 집에만 있으니 온 몸이 점점 무기력 해지는 느낌이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뜨거운 햇살 속에 집을 나선다. 버스를 타고 읍내로 나간다. 그리고는 상림 가까이 내린다. 걸음을 걷는다. 상림을 지나고 종각을 지나고 종합운동장을 지난다. 등줄기를 따라 땀이 소낙비같이 흐른다. 삼십분을 걸은 셈이다. 드디어 함양 스포츠센타가 보인다. 이제 이 언덕길만 내려가면 그곳에 도착할 것이다. 나는 운동을 좋아한다. 혈기왕성하던 이십대 시절에는 대한 검도를 했다. 검도는 초단이다. 즉 국가 공인 유단자이다. 검도가 너무 재미있어 이 운동은 평생하리라 마음먹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변함에 따라 마음도 변해갔다. 검도가 시들해지고 수영과 헬스로 운동을 바꾸었다. 헬스와 수영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혼자서 할 수 있다. 시간에도 구애 받지 않는다. 여건이 되는 시간에 가서 내 몸에 맞게 하면 되는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운동이 왜 좋으냐’고 묻는다. 글쎄? 여러 가지 대답이 있다. 첫째는 성취감이다. 수영장 풀에 들어가면 삼, 사십분을 쉬지 않고 수영을 한다. 헤엄치면서 ‘숨이 차다, 좀 쉴까? 그냥 참고 하자’는 마음이 오락가락 한다. 잡다한 고민은 사라지고 오직 그 생각뿐이다. 그러다 보면 물속에 들어갈 때 타협했던 운동량보다 몇 바퀴는 더 하게 된다. 헬스장에서는 땀을 마음껏 낼 수 있다. 처음에 몸 풀기를 조금 해 주고 실내 자전거타기 타기를 한다. 또한 근력운동도 빠트리지 않는다. 여러 가지 기구를 사용해 근력운동을 하면 축 늘어졌던 근육들이 단단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러닝머신에 올라간다. 4km를 걷거나 달리면 온 몸이 땀으로 젖는다. 땀이 비 오듯이 흐르고 나면 마음이 진짜 개운하다. 운동을 마치면 이번에도 목표량을 이루었다는 성취감에 세상사에 자신감도 생긴다. 그것은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그때 느껴지는 기분 때문에 나는 운동에 중독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나를 보고 남편은 항상 ‘아무리 좋아도 무리하지 말고 몸에 맞게’라는 말을 자주한다. 맞는 말이다. 좋은 것을 오래하기 위해서는 적당하게 해야 한다. 젊은 시절 과도한 운동으로 한 일 년 정도 아파본 경험이 있다. 그때 좋아하는 운동도 할 수 없었고 일상적인 생활도 힘이 들었다. 함양에 스포즈센타가 생겨서 좋다. 이곳은 혼자서 신나게 놀 수 있는 유료 놀이터인 셈이다. 이렇게 좋은 곳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내려 삼십분을 걸어야 그곳에 도착할 수 있다. 나는 아직 다리가 튼튼한 편이니 날씨가 좋은 날은 걷는 것도 즐겁다. 혼자서 걸으며 바람을 맞는 것도 기분을 좋게 한다. 하지만 아주 덥거나 비가 오면 걷는 것이 쉽지 않다. 스포츠센타를 향해 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어차피 운동은 나이든 노인에게 더 필요하다. 그러기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방법이 고민되어야 한다. 도시처럼 많은 사람이 이용하지 않으니 셔틀버스는 꿈도 못 꿀 형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방법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시내버스 환승제도는 어떨까? 시내버스와 협약을 하여 삼휴 방향으로 가는 버스에 스포츠센타로 가는 사람들이 환승하는 하는 방법이 있다. 장날이 아니면 버스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다리가 아픈 사람도, 걷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더 많은 사람이 스포츠센타를 들락날락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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