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도 이렇게 산뜻하게 맑은 날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다. 중부지방에서는 비가 오지 않아서 가뭄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 제주도를 비롯한 일부 지방에서는 폭우가 쏟아져서 물 폭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계절인데 그래도 우리 지리산 지역에는 간간히 비도 오고 이렇게 맑은 날씨도 있어서 참 좋다. 세상을 살다보면 어떤 일이든지 100% 다 만족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 어르신들께서는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고 했나 보다. 하긴 우리 지역엔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곳은 핸드폰이 잘 안 터지든지 와이파이가 잘 안 잡히든지 하는 걸 보면 옛말이 틀린 건 아닌가 보다. 그래서 언제나 족한 줄 알고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 성경에 나오는 바울 선생은 어떠한 형편에서도 자족하면서 사는 법을 배웠다고 고백을 했다.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부유하면 또 부유한 대로, 배가 부르면 배가 부른 대로 배가 고프면 또 배가 고픈 대로, 풍부하면 풍부한대로 궁핍하면 궁핍한 대로 그렇게 살았다는 얘기다. 그걸 보면 감사할 때 그런 능력이 나오는 것이 분명하다.
“길가에 장미꽃 감사 장미꽃 가시 감사 따스한 사랑의 가정 일용할 양식 감사 기쁨과 슬픔도 감사 하늘 평안을 감사 내일의 희망을 감사 영원토록 감사해”
이런 노래를 흥얼거리면 푹푹 찌는 장마철 무더위라도 얼마든지 즐겁고 기쁘게 살아갈 수 있다. 감사할 때 이런 능력이 나오고, 감사할 때 기적이 일어나고, 감사할 때 사랑도 싹트게 되며, 감사할 때 소망이 생기고 감사하는 사람이 진짜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의 힘은 ‘감사’라고 할 수 있다. 마음속에 불만이 가득해서 입만 열면 불평하고 원망하는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가난해서 감사할 일이 없을까? 그런 사람은 부자가 되어도 감사하지 못한다. 몸이 약하고 아파서 감사할 수 없다는 사람은 건강해져도 여전히 감사할 줄 모른다. 자녀 때문에 속이 상해 죽겠는데 무슨 감사냐고 말을 한다면 그런 사람은 집안이 평안해도 감사하는 마음이 안 생기는 법이다. 그래서 감사는 훈련이 필요하고 연습이 필요하다. 입으로 날마다 감사를 고백하고 몸으로 그 감사를 표현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감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성경의 인물 중에 야곱이라는 사람은 자기 형과 아버지를 속여서 형이 받아야 할 장자의 축복을 빼앗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결국 형의 복수를 피해서 외갓집 동네로 도망을 가야한는 형편이 되었다. 졸지에 정든 고향을 떠나서 괴나리봇짐 하나 짊어지고 외로운 피난길을 떠나야 하는 야곱은 800㎞sk 되는 먼 길을 처량하게 걸어가다가 루스라는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갈 길은 아직도 멀고 먼데 서산에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민가는 보이지 않았다. 몸은 피곤하고, 쉴 곳은 없고, 하는 수 없이 돌 하나를 주워서 그걸 베개로 삼아서 베고 누웠다. 초저녁 하늘엔 별이 성성한데, 낮엔 그렇게도 덥더니 밤이 되까 바람이 싸늘한 것이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불도 없이 겉옷자락 하나 덮고서는 하늘을 이불 삼아서 잠이 들었다. 한 참을 자고 있는데 꿈에 웬 사닥다리가 땅 위에서 하늘까지 닿아있는 것이었다.
‘그것 참 이상하다. 웬 사다리가 저렇게 높이 서 있나?’ 싶었는데, 사다리 꼭대기에서 하나님의 사자들이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사다리 꼭대기에 하나님께서 서 계시는 것이 보였다. 하나님께서 사다리 꼭대기에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스스로 있는 여호와 하나님이다! 나는 너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네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이다! 네가 누워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겠다.”라고 하시는 음성을 들었다. 지금 야곱은 땅은커녕 동전 한 닢 없는 빈 털털이 도망자 신세였고, 사방팔방에 머리 둘 곳 하나 없는 나그네 신세였던 야곱에게 지금 누워있는 이곳 루스 벌판을 주시겠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 나갈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야곱이 잠에서 깨어서 이렇게 외쳤다.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그리고 야곱은 모든 실의와 좌절을 다 털어 버리고 자신있게 인생길을 걸어가게 되었다. 그 뒷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뻔하다. 자기 뒤에 든든한 후견자가 있다는 것을 믿고 사는 사람은 어디를 가든지 자신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다윗은 “고난을 당한 것이 내게는 유익이었다”라고 말했다. 인생에 고난이 없으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그러나 고난조차도 나에게는 유익이 되어서 오히려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고난도 감사한 일임에 틀림 없다. 장마철에도 우리에게 햇빛을 비춰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면 다볕골 함양은 분명 축복받은 고장이요, 자손만대 길이길이 복 받은 고장이다. 모든 일에 감사하는 군민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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