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일마다 조금쯤의 여유를 두어 다하지 못하는 생각을 남겨 둔다면 문득 조물주도 나를 꺼리지 못하고 귀신도 나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만약 일마다 반드시 가득 차기를 바라고 공마다 반드시 완전해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안으로 변고가 생기지 않으면 반드시 밖의 근심을 불러들이게 되리라.<원문原文>事事(사사)에 留個有餘不盡的意思(유개유여부진적의사)하면 便造物(변조물)도 不能忌我(불능기아)하고 鬼神(귀신)도 不能損我(불능손아)하나 若業必求滿(약업필구만)하고 功必求盈者(공필구영자)는 不生內變(불생내변)이면 必召外憂(필소외우)하나니라. <해의解義>만사는 가득차면 기울고 기울면 다시 차는 것이 천도(天道)의 변하지 않는 법칙이다. 사람이 하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얼마쯤의 여유를 남겨 조금 부족한 듯 하여야 조물주와 귀신도 시기하지 않고 해를 끼치지 않는다. 무슨 일이든 100% 완전무결하기를 원한다면 그것이 망상이요 욕심이 된다. 조금은 부족한 듯 하여야 여유도 있어 보이고 호사가들의 시선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망상이나 욕심이 끝없이 펼쳐지면 내우외환에 시달리게 될 것이니 이 어찌 조물주와 귀신이 따로 있어 시기하는 것이랴. 이 자체가 비로 조물주와 귀신의 시기일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살이는 조금쯤 여유있는 생활태도를 가지고 마음 속 가득한 욕망을 완전히 이루려하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여유자적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어차피 욕망이란 끝이 없어 만족할 수 없는 인생외적 영역인 것이다.<주註>個(개) : 하나의, 얼마쯤, 조금쯤. 有餘不盡(유여부진) : 여유를 두어 다하지 못하는, 조금은 부족한 듯한. 的(적) : ~의 변. 便(변) : 문득, 곧. 忌(기) : 꺼려함. 求滿(구만) : 가득차기를 바람. 求盈(구영) : 역시, 구민과 같은 뜻임. 不(불)∼必(필)까지 : ∼하지 않으면 반드시 ∼한다. 內變外憂(내변외우) : 안에서 생기는 변고와 밖에서 일어나는 근심, 내우외환과 같은 뜻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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