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거리 곳곳이 태극기 물결이다. 아파트, 상가, 주택 할 것이 없이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애국심이 생기는 것 같다. 태극기 달기 운동이 전개되는 것은 애국심 고취와 올해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이다. 우리 국민 모두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6월 7일부터 8월 15일까지 달자는 광복 70주년 태극기 70일 달기운동으로 홍보를 통해 집집마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태극기 사랑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어르신들은 말씀하신다. 옛날에는 태극기를 소중히 여기고 기념일이면 대문 앞에 꼭 달았다.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태극기 달기 숙제를 꼭 내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 다음 기념일까지 깨끗이 손질하여 잘 접어서 상자 속에 넣고 또 문갑 깊숙이 넣어 보관하였다. 오늘날은 태극기 기념일이 되어도 태극기를 잘 달지 않은 가구가 많고 또 태극기를 소장하지 않은 가정도 있으며 태극기를 꼭 달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태극기와 참 친하게 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계기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이다. 태극기물결이 일렁거렸던 2002년을 잊을 수 없다. 그 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태극기를 들고 뛰쳐나왔다. 남녀노소 태극기를 몸에 지니고 다녔고 머리에 두르거나 치마인양 허리에도 두르고 옷으로 분갑을 하기도 했었다. 어르신들은 이른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방법은 다르더라도 태극기를 사랑하고 애국심을 들어내는 표현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방법이든 우리나라 선수를 목청껏 터지라 응원하고 한골을 넣기라도 하면 태극기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 흔들곤 했었다. 생각하면 그 때가 참 그립고 우리나라 국민이 한 뜻으로 행복했던 시기였다.
태극기를 영상하면 애국가와 맹세문이 함께 생각하게 된다. 어린 시절 학교등교 길에 학교 교문에 들어서면 먼저 태극기를 향해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대고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라고 맹세문을 외고 교실을 향해 운동장을 걸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이런 의식이 사라지고 2007년에 개정된 맹세문을 각종 의식에서 행하는 국민의례 절차로 낭송하게 된다. 애국가 제창을 하는 것도 당연한 국민의례 절차이이며 생략하여 행해지기도 한다. 또 오후 5~6시가 되면 공공기관 앰프나 마을 앰프에서 아주 권위적인 남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자동으로 가던 길을 멈추고 태극기를 향해 하강식을 바라보았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덕수가 베트남전쟁에 참가하겠다고 아내를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태극기 하강식은 더욱 중요성을 보여준다. 의견 불일치로 싸우는 과정 중에 주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못 이겨 싸우면서 태극기 하강식을 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의 도리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만약 이를 어길 경우에는 불온한 국민으로 찍히게 된다. 그리하여 대화의 싸움을 멈추고 부부는 태극기 하강식을 한다.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이런 장면을 겪지 않은 세대들은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이며 참 우습다고 느껴질 것이다. 주입식 교육에서 오는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여러 행사와 같은 캠페인 벌이지만 국민들은 무엇보다 자발적이고 가슴 찡한 감동적인 스토리를 원한다. 우리나라 태극기 물결이 2002년 월드컵 이후에는 없었던 같다.
하지만 국가 중요행사나 응원을 한다면 하나 같이 태극기를 들고 집합하는 문화가 생겼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태극기를 참으로 사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또 한일 월드컵과 같은 눈물겨운 드라마틱한 장면을 기대하며 8월 15일까지 태극기 달기에 우리 모두 동참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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