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완전한 명예와 아름다운 절개는 혼자서 다 차지해서는 안된다. 조금은 나누어 남에게 주어야 가히 재앙을 멀리하고 몸을 보전할 수 있다. 욕된 행위와 더러운 이름은 남에게 미루어서는 안되니 조금은 나에게 돌려야 그로써 빛을 감추고 덕을 기를 수 있으리라.<원문原文>完名美節(완명미절)은 不宜獨任(불의독임)이니, 分些與人(분사여인)이면 可以遠害全身(가이원해전신)이요 辱行汚名(욕행오명)은 不宜全推(불의전추)니 引些歸己(인사귀기)면 可以韜光養德(가이도광양덕)이니라.<해의解義>좋은 명예와 아름다운 절개는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것들을 혼자서 독차지하게 되면 반드시 남들의 시기와 질투와 원망을 받게 된다. 비록 나의 힘과 지혜로 이룩한 공로와 명예라 할지라도 그 조금을 떼어 남의 공적으로 돌려야 자신의 몸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는 것이다. 나쁜 행실과 불명예는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것이므로 그 모두를 남의 잘못으로 돌리게 되면 역시 원망을 사서 몸을 망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자신은 잘못이 없다할지라도 그 허물을 조금쯤은 자신의 탓으로 돌려야 재능의 빛을 감추고 내면적 덕성을 기를 수 있다. 노자에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는 말이 있다. 화(和)는 엷게 한다는 의미이고 광(光)은 빛을 말하며 진(塵)은 먼지이니 이는 속세의 때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완전히 속진(俗塵)에 섞여 버리지는 않아도 좋다고 채근담의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알고보면 조그마한 은혜에도 쉽게 감동하고 조그만 손실에도 쉽게 화를 내는 것이 보통의 사람이다. 바꿔 얘기하면 나에게 별 해가 될 것도 없는 조그만 양보가 곧 몸을 본전하고 덕을 기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글에서 욕망의 헛됨과 공명의 짦음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하겠다.<주註>完名(완명) : 완전한 이름, 온전한 명예. 美節(미절) : 아름다운 지조. 不宜(불의) : 옳지 않음, 마땅치 않음. 獨任(독임) : 혼자 다 차지하는 것. 分些(분사) : 조금은 나누다. 全身(전신) : 몸을 온전히 보존함. 全推(전추) : 모두를 남의 탓으로 미룸. 歸己(귀기) : 자기 잘못으로 돌림. 韜光(도광) : 빛을 감춤, 재능이나 지혜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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